시 주석은 이날 오전 서호 국빈관에서 열린 한ㆍ중 정상회담에서 한중관계의 특별한 인연을 언급하면서 G20이 열리는 항저우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활동한 곳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시 주석은 특히 “한국의 유명한 지도자인 김구 선생님께서 저장성(浙江省)에서 투쟁하셨고 중국 인민들이 김구 선생님을 위해 보호를 제공했다”면서 “김구 선생님의 아들인 김신 장군은 1996년 항저우 옆에 있는 하이옌(海鹽)을 방문했을 때 ‘음수사원 한중우의(飮水思原 韓中友誼)’라는 글을 남겼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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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수사원 한중우의’는 김구 선생의 차남인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이 지난 1996년 하이옌을 찾아 김구 선생이 일제의 검거를 피해 머물렀던 피난처와 전시장 재건 당시 남긴 글이다.
김구 선생의 좌우명으로도 알려진 ‘음수사원’은 ‘물을 마실 때 그 물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한다’는 뜻으로 대한민국이 독립하기까지 헌신하신 분들의 공을 기억하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시 주석이 언급한 음수사원은 일제 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한중관계의 인연을 강조함과 동시에 과거 중국이 한국의 독립운동을 지원했다는 점을 은연중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흥미로운 대목은 음수사원이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다는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7년 3월 정수장학금을 받는 대학생들의 모임인 ‘청오회’가 회지 ‘청오지’를 창간할 때 기념으로 ‘음수사원’을 휘호로 전달했다. 가난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장학금을 받아 힘들게 공부했던 시절을 잊지 말라는 의미였다.
시 주석이 이 같은 배경을 알고 음수사원을 언급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공교로운 대목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5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과의 한ㆍ중 정상회담에서 백범 김구 선생과 항저우(杭州)와의 인연을 소개하면서 언급한 ‘음수사원’(飮水思原)은 박 대통령의 부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휘호에도 등장하는 글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음수사원’ 휘호.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