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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韓美中이’ vs 시진핑 ‘美가’…복잡해진 사드 협상 방정식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한반도 배치 결정 이후 처음 한 자리에 마주 앉은 한중 정상은 갈등 확산은 막았지만 풀어나가야 할 길이 만만치 않음을 확인했다.

지난 5일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사드 문제와 관련 “한ㆍ미ㆍ중의 소통을 통해 건설적이고 포괄적인 논의를 하자”고 말했다. 사드 문제를 놓고 주변국인 중국과 사이가 더 틀어지는 것은 막기 위해 주요국이 함께 이 문제를 관리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 지난 3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났을 당시 시 주석은 “미국이 사드 시스템을 한국에 배치하는데 반대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한국을 언급할 필요가 없었을 수도 있지만 배치 주체를 미국으로 한정한 것이다. 이는 사드 문제가 미ㆍ중 간 전략 경쟁의 일환이라는 인식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사드가 북한 핵ㆍ미사일에 대응한 방어용이란 한ㆍ미의 주장과는 근본적으로 견해차가 큰 것이다.


중국이 사드를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으로 보고 있다면 정부가 중국을 설득하기 위한 카드로 내세우는 ‘조건부 사드 배치론’은 헛다리를 짚은 것이 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시주석에게 “사드는 오직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응 수단”이라며 “북핵ㆍ미사일 문제가 해결되면 더이상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이 사드의 성격을 미국의 MD체제 편입으로 규정한다면 협상 공간은 크지 않을 뿐더러 한국이 개입될 여지도 별로 없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중국이 사드에 대해 더 강경하게 나온다면 대통령 특사 수준에서 중국이 실제로 원하는 것을 탐색하는 등 협상과 협의의 수순을 밟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단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 관리에는 성공했지만 사드가 실제 배치될 때까지 중국과 긴장ㆍ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당장 오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지금 중국은 한국에 대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때문에 한국이 아직 사드 배치를 구체적으로 하지 않는 상황에서 변죽만 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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