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와 북핵공조·EAEU FTA 성과
習 사드배치 반대 표명은 아쉬움
오늘 라오스서 한미 정상회담

[항저우(중국)=신대원 기자] 러시아, 중국, 라오스 순방길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이 순방일정의 반환점을 돌았다.

중국 항저우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박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으로 이동해 아세안(ASEAN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와 라오스 공식방문 일정에 돌입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라오스 방문에 앞서 현지 최대 영자일간지 비엔티안 타임스(Vientiane Times)가 보도한 서면인터뷰에서 “전세계적으로 정치ㆍ경제적인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아세안 공동체는 동아시아 경제를 견인하는 성장엔진이자 동아시아 지역협력의 선도자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전날 북한이 발사한 3발의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최근 북한의 도발ㆍ위협에 대해 경고메시지를 보내고 향후 대응방안을 중점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또 7일 오전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이어 한반도 주변 4강과 모두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

반환점을 돈 순방은 경제ㆍ외교적인 측면에서 가시적 성과를 도출했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와 관련해선 중국과 입장 차만 확인한 채 후속 협의를 이어가기로 하면서 ‘빚’을 남겼다.

박 대통령은 첫 방문국인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평양의 자칭 핵보유 지위를 용인할 수 없다”는 발언을 이끌어내는 등 북한의 우방국인 러시아와 북핵공조에서 진전을 거뒀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키로 하고 경제분야 21건을 포함한 24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으로써 정체됐던 양국 경제교류 확대의 시동을 걸었다.

두 번째 방문국인 중국에서는 G20 정상회의 주요세션에서 혁신, 포용적 성장, 구조개혁, 자유무역 등 주요 이슈에 대한 논의를 주도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우리의 창조경제를 포용적 성장의 새로운 모델로 제안한 내용은 정상선언문과 혁신 액션플랜에 반영되기도 했다.

반면 사드 문제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드 문제를 공식 언급하지 않은 것과 달리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앞으로 사드 관련 후속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함으로써 대화를 통한 해결의 여지를 만들었다는 점은 평가할만한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라오스 공식방문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9일 귀국할 예정이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