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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생 or 민폐, 여야 3당 추석 전 ‘군부대’ 방문 러시…“추석 밥상 민심을 다져라”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여야 3당이 나란히 군부대로 향했다. 연이은 북한의 도발로 커진 국민의 불안심리를 다독이는 한편, 추석 밥상에 오를 정당의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그러나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정치권의 군부대 방문이 오히려 국군 장병들의 피로도를 증가시킬뿐더러, 정책 홍보의 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정현 새누리당ㆍ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6일 각각 제1포병여단 355포병대대, 해병대 2사단 관할 김포 애기봉 관측소(OP)를 찾았다. 특히 이 대표는 주요 정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군부대에서 병사들과 하룻밤을 보내 화제를 불어 일으켰다. 이 외에도 국민의당에서는 김중로 의원이 오는 8일부터 9일까지 경기도 연천 일대의 군부대를 방문할 계획이다.

정치권은 여야 3당의 릴레이 위문 행보를 ‘추석 밥상 민심’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촉구ㆍ사드(THADDㆍ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발언을 둘러싸고 여야가 팽팽히 맞서면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는 등 민심 이반이 우려되는 정치 사건이 많았기 때문이다.

장병들이 추석 맞이 휴가에서 어떤 인상을 전하는지에 따라 여야에 대한 추석 밥상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장병과의 만남에서 “내년부터 군 생활관 에어콘을 설치하도록 예산에 반영했다”, “로스쿨 제도 아래서는 절대 미꾸라지가 용이 될 수 없다. 당에 가서 논의를 해보겠다”는 등의 발언을 이어가며 정책 홍보에 열중했다.

반면 추 대표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튼튼한 안보 속에서 기업과 민생이 지켜진다”며 안보정당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으로 국민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야당의 전통적인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다. 추 대표는 이날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마음으로 (장병) 여러분을 뒷받침하겠다”고도 했다.

국민의당에서는 김 의원이 오는 8일 경기도 연천 일대의 군부대를 방문한다. 국민의당은 당초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장군 출신인 김 전 의원이 함께 군부대를 찾으려 했지만,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박 비대위원장이 불참하게 됐다.

한편,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여야 3당의 ‘군부대 러시’를 향한 비판도 나온다. 정치인들의 방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장병들의 피로도만 높아질 뿐, 안보역량 강화에는 아무런 이득이 없다는 지적이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이에 대해 “해당 부대원들은 명절은커녕 지옥문이 열리는 기분일 것”이라며 “이런 것은 민생이 아니고 민폐”라고 주장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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