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대표 측은 물론 통합 행보라고 주장한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8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추 대표가 첫 공식일정으로 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ㆍ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한 것을 언급하고선 “명절을 앞두고 전직 원로ㆍ원수를 뵙고자 인사차 잡았던 일정이고 국민통합 차원에서 봐줘야 한다”며 정치적 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번 방문은 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서진(西進) 전략’에 대한 맞불 차원의 성격도 있다. 이 대표는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역지사지’ 정신을 강조하며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사과했다. 또 ‘호남연대론’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추 대표보다 먼저 예방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당 내 한 주요 당직자는 “내년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선 지지자들 즉 집토끼만으론 어렵다는 것을 양당 대표 모두 의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 내에선 이 같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추 대표가 ‘호남 민심 복원’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전 전 대통령이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 예방은 호남 민심에 역행할 소지가 크다는 우려다.
호남이 지역구인 이개호 더민주 의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건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극단적인 통합”이라며 “자칫 과거사에 대한 합리화라는 의미가 더해질 수 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전 전 대통령 예방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야권 대표의 전 전 대통령 예방은 극히 이례적이다. 2003년 조순형 당시 민주당 대표가 전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아간 이후 처음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대표 시절 전 전 대통령을 예방하지 않았다. 문 전 대표 한 측근은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생각해 예방하지 않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추 대표보다 먼저 취임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도 아직 전 전 대통령을 예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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