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인민군 제810군부대 산하 1116호농장을 시찰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에 이어 다시 같은 농장을 찾은 김 위원장은 “농장에서 새로 육종(품종개량)해낸 강냉이와 밭벼 종자에 대한 보고를 받고 너무 기뻐 찾아왔다”면서 “이 농장에서 이룩한 성과들을 볼 때면 가슴이 시원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해당 새 품종 강냉이를 ‘평옥 9호’라고 명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농사는 사회주의강국건설의 천하지대본”이라며 “우리 당은 농업전선을 경제강국건설의 주타격 방향으로 규정하였다”고 말했다. 또 “농사를 잘 지어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자면 경지면적이 제한된 우리 나라의 실정에 맞게 종자혁명을 해야 한다”면서 “비료를 적게 요구하면서도 높고 안전한 수확을 내는 품종, 가물과 비바람에 의한 피해, 냉해와 고온피해, 병충해에 견딜성(내성)이 강한 우량품종들을 더 많이 육종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시찰에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오수용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조용원 당 중앙위 부부장, 한광상 군 중장이 동행했다고 통신은 밝혔다.
김 위원장이 핵실험 이후 농장을 찾은 건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4차 핵실험 때는 인민무력부를 찾았다. 당시 1월 10일자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의 장쾌한 뇌성이 천지를 진감시킨 주체 105(2016)년 새해에 즈음해 인민무력부를 축하방문하셨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수소탄 시험은 자위적 조치”라고 언급하는 등 핵실험 성과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군이나 이번 핵실험 결과를 발표한 ‘핵무기연구소’가 아닌 농장을 찾은 건 ‘핵-경제 병진노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5차 핵실험으로 스스로 핵보유국에 올라섰다고 자신하는 만큼 이제 경제에 집중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는 앞선 1~4차 핵실험과 달리 비교적 이번 핵실험 성과를 대대적으로 자랑하지 않는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핵실험으로 국제사회 시선이 모두 집중된 상황에서 여유가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북한의 선전선동 수법”이라며 “병진노선을 최고 지도자가 실천하면서 경제, 특히 민생분야를 직접 챙기겠다는 김 위원장의 통치방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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