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전혀 언급할 가치 없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두 야당이 이른바 ‘미르’와 ‘K스포츠’ 등 두 재단법인을 둘러싼 이른바 ‘청와대 비선 실세 배후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나섰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 수석 관련 사태에 이어 정치쟁점화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언급할 가치 없다”고 딱 잘라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20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미르와 K스포츠 재단에 대한 국민 의혹이 대단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두 재단은 닮은 꼴로, 신청 하루만에 허가가 났고 신청 서류 보면 장소 날짜만 다를 뿐 모든 기록이 같다”고 했다. 이어 “설립 몇 개월만에 각각 486억원과 288억원, 약 800억원에 이르는 기부금도 조성됐다”며 “이렇게 특혜 의혹 불러일으키는 정도의 설립 허가 기부금 모금 뒤에는 청와대 모 수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고 했다.
국민의당에서도 같은 말이 나왔다. 송기석 의원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두 재단 설립과정과 배경, 인적구성, 운영에 이르기까지 의혹 투성이”라며 “돈줄 역시 의문 투성이로 전경련을 앞세운 모금과정에 19개 기업 참여했다, 기업 자체 규모에 비례해 액수가 정해져 있다”고 했다.
송 의원은 “청와대가 뒤에서 움직이지 않고선, 정권 차원에서 조정하지 않고선, 어떻게 (기업) 자의에 의해서 움직였다고 할 수 있겠느냐”며 “이 정도면 과거 5공 정권의 일해재단이 떠오르지 않느냐”고도 했다. 송 의원은 “국민의당에선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과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등과 미르 재단 대표이사 사무총장 등 재단 관계자를 불러서 국민적 의혹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음에도 새누리당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두 재단의 의혹에 대해서 당당히 증인이 나와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한겨레신문은 미르 및 K스포츠재단이 각각 작년 10월과 지난 1월 설립 신청 하루만에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르가 486억(2015년 12월 현재), K스포츠가 288억(8월말)원의 출연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전경련을 통해 대기업으로부터 각각 수십억씩 받았다. 두 재단의 배후에서 인사와 대기업 기부금 모금에 관여한 정황이 있는 최모씨가 청와대의 ‘비선 실세’라는 것이 한겨레 신문이 제기한 의혹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전혀 언급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전경련도 이날 “문화와 스포츠 한류확산을 위해 지난해 재계를 대표해 미르재단, 올해 K스포츠 재단 설립을 지원한 게 맞다”면서도 “하지만 재단은 재단이 알아서 운영하는 것으로 이후 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여한 바가 없다, 관여할 일도 아니고, 관여한 바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형석ㆍ박병국 기자/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