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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분에 정신 팔린 與ㆍ대권에 눈먼 野…골든타임 또 허비하는 국회
[헤럴드경제=김상수ㆍ이슬기 기자]여권은 내분에 정신이 팔렸고, 야권은 대권에 눈이 멀었다. 국정수습에 매진해야 할 국회가 다른 이슈에 매진하면서 또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있다. 국회가 국정 운영 중심에 서달라는 민심은 온데간데없다. 내분에 휩싸인 집권여당은 아예 국정 운영에 손을 뗐고, 야권은 탄핵 이후 국정 수습 시나리오가 전무하다시피 하다. 자칫 촛불민심이 ‘국회 탄핵’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국회가 꺼낸 국정 수습 첫 단추는 여야정 협의체다. 하지만, 출발조차 불투명하다. 새누리당 친박계가 정진석 원내대표를 사실상 끌어내리면서다. 야권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는 협상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원내대표마저 사퇴하면서 여야는 협상 창구가 사라졌다. 


정 원내대표가 밝힌 표면적 사퇴 이유는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탄핵안 가결의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나, 친박계 원내부대표단 등의 압박에 따라 결단을 서둘렀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친박계 한 핵심 의원은 13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정 원내대표가 이정현 대표보다 늦게 사퇴하면 ‘당 대표 대행’ 권한을 쥐게 된다”며 “정 원내대표가 비박계와 재창당 작업에 나서리란 우려, 탄핵안 자율투표 결정에 대한 반감 등이 많았다”고 전했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도 사퇴하면서 각 당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여야정 실무협의체도 가동 중지 상태다. 새 정책위의장이 선출되기 전까진 직책을 유지하나, 이미 사퇴한 ‘카운트파트너’와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할 리 없다.

새누리당 새 원내지도부가 꾸려지더라도 여야정 협의체 전망은 밝지 않다. 이땐 또 야권이 문제다. 당내 세력구도상 친박계 원내대표ㆍ정책위의장이 선출될 가능성이 오르내린다. 친박계와는 협상할 수 없다는 야권에 맞서 이 대표 역시 “그 (야당) 사람들 얘기는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갈 얘기”라고 반발했다. 야권도 친박계도 서로 소통할 수 없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친박계 지도부 선출’은 곧 ‘여야정 협의체 무산’으로 이어질 수순이다.

야권도 무기력하긴 마찬가지다. 탄핵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그 후 시나리오’는 전무한 상태다.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등 대선주자들은 대권에만 매몰돼 당론과 다르게 “대통령 즉각 퇴진” 등 강성 일변도의 발언으로 혼란을 자초했다.

야당은 정부ㆍ여당이 붕괴된 상황에서 사실상 여당 역할을 할 기회이자 의무임에도 경제부총리 임명조차도 난항을 거듭했다. 결국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2일 ‘유일호 체제’ 유임을 선언하자, 13일 이를 수용하는 쪽으로 마지못해 가닥을 잡았다.

야권이 경제부총리 임명을 놓고 난항을 거듭한 것도 대권 정국과 무관치 않다.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에 이어 유일호 체제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정국주도권을 뺏기게 되고, 대선정국에서도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배경에 있다.

야권은 황 권한대행 역할을 최소화하며 정국 주도권을 계속 쥐겠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13일 황 권한대행을 향해 “대통령이 된 게 아니다”며 국회에 나와 국정수습 방안을 설명하라고 압박하는 등 강하게 견제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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