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개혁보수신당(가칭, 이하 보수신당)이 원내지도부 수립과 정강ㆍ정책 토론회 개최를 기점으로 공식 행보를 시작한 가운데, 이들보다 앞서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원외잠룡’의 합류 시점에도 정치권의 시선이 쏠린다. 당의 규모와 개별 후보의 지지세는 작지만, 보수세력의 대권주자를 한곳에 모아 경쟁하다 보면 의외의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 보수신당의 한 핵심축인 유승민 의원이 전방위적인 대선주자 영입 의지를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남 지사는 보수신당의 정강ㆍ정책에서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 곧 합류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신당 측도 남 지사 합류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전날 수립된 ‘4당 체제’가 곧 조기 대선의 경쟁 구도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어서다. 향후 어떤 정당과 손을 잡느냐, 어떤 유력 대선주자를 영입하느냐에 따라 정계개편 국면에서의 위상이 달라진다. 이에 따라 원희룡 제주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보수신당과의 ‘동거’를 긴밀히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설명=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29명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집단탈당과 함께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보수신당 내 유일한 현역 대권주자인 유 의원도 적극적인 인재영입을 예고했다. 유 의원은 전날 분당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 남 지사는 물론이고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도 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보수신당의 구심점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역할도 중요하다. 김 전 대표는 보수신당의 인재영입팀장에 자신의 최측근인 김성태 의원을 배치했다.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만큼, 사심 없이 킹메이커 역할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보수신당의 ‘잠룡의 용광로’화(化)가 차기 대선의 최대 변수인 반 총장의 진로를 바꿀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반 총장이 1월 중순 귀국과 동시에 보수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보수신당이 유승민-남경필-오세훈-원희룡 간 경선 흥행을 통해 단일후보의 지지율을 충분히 올려둔다면, 제3지대에서 세력을 키운 반 총장이 대선 직전 연대 의사를 전해올 공산이 크다. 이 경우 보수신당과 반 총장을 연결할 고리로는 ‘개헌’이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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