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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끙끙 앓는 생활경제] 밥상물가 ‘高高’…서민생활 ‘골골’…
닭고기 소매가 일주일만에 7.9%↑
소·돼지고기는 구제역에 ‘불안’
국제유가 상승이 불안 부채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 가축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한지 3개월이 되면서 먹거리 불안감이 증폭되는 가운데 이른바 ‘밥상물가’가 급등하고 가처분소득이 위축되면서 서민생활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AI의 경우 지난해 11월 16일 첫 의심 사례가 신고된 이후 지난 3개월 동안 전국적으로 341호의 농장에서 발생해 이달 13일까지 산란계 등 총 3314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구제역의 경우 이달 5일 충북 보은에서 첫 발생한 이후 열흘 동안 9건이 발생해 젖소와 한우 등 1213두가 살처분됐다. AI는 다소 진정되고 있지만 야생철새에서 바이러스가 계속 검출되고 있고, 철새 이동이 많아지는 시기여서 안심하기 이르다. 구제역의 경우 확산경로 추적이 어려운 가운데 항체형성률도 낮아 추가 확산 우려가 큰 상태다.

이러한 가축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관련 농가와 유통업체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서민들은 덩달아 오르는 물가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지난해말부터 물가가 들먹이던 상태여서 서민 체감물가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계란 30개들이 한판 가격은 13일 현재 전국평균 7945원을 기록했다. 이는 AI 확산으로 계란 파동이 최고조에 달했던 1개월 전(9512원)보다 1500원 이상 떨어진 것이지만, 1년전(5515원)이나 평년(5519원)에 비해선 2400원 이상 오른 것이다. 계란 수입 확대 등으로 최근 계란값이 다소 떨어졌지만 평년에 비해선 여전히 44% 정도 높은 수준이다.

최근엔 닭고기 가격이 슬금슬쩍 오르고 있다. 13일 현재 닭고기 소매가격은 1kg당 평균 5475원으로 1주일 전(5073원)보다 7.9%(402원) 올랐다. 1개월 전(5168원)이나 1년 전(5080원)에 비해서도 크게 오른 수준으로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에 비해 구제역 파동으로 인한 쇠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의 상승은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으나, 불안 요인은 커지고 있다. 쇠고기 등심(1등급) 가격은 13일 현재 100g 당 7888원으로 구제역이 발생하기 이전인 1개월 전(7879원)과 큰 차이가 없다. 돼지고기 삼겹살(국산 냉장) 가격은 13일 현재 100g 당 1787원으로 1개월 전(1949원)이나 1년 전(1903원)에 비해 오히려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평년에 비해 쇠고기 가격(등심 기준)은 21.1%, 돼지고기 가격(삼겹살 기준)은 5.0% 오른 상태여서 체감물가는 상당히 높다. 여기에다 채소류와 유류, 가공식품과 공산품, 서비스료 등의 물가가 줄줄이 올라 서민들의 경제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2~3년 동안 국내 소비자물가 하락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국제유가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면서 중장기적으로 물가 불안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의 경우 지난해 1월말 배럴당 28.37달러, 2월말 29.99달러를 기록하는 등 30달러 아래에서 형성됐으나 올 1월엔 53.23달러로 1년 전보다 87.6% 급등했다. 유가는 최근에도 50달러대 중반을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정유사나 관련 업체들은 유가가 떨어질 때엔 이를 소비자 가격에 천천히 반영하다가 유가가 오르면 신속하게 반영하는 경향을 보여 유가 상승의 영향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도 수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달 수입물가는 2년여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상황의 개선이 요원한 가운데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구매력이나 실질 가처분소득이 줄어 서민들의 생활은 이래저래 팍팍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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