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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빅6 점유율 ‘최대 93%’…국내 해운사 ‘풍전등화’
5대 선사 공급 점유율
작년 54%서 올해는 57%로
국내 선사위기, 정부지원 절실


글로벌 대형 선사들의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가 활발하다. 일부 항로에선 상위 6대 선사의 공급 점유율이 93%까지 이를 것으로 관측되며 현대상선, SM상선 등 국내 선사들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전형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센터장에 따르면 최근 경영실적 악화로 M&A 시장에 나온 글로벌 9위의 홍콩선사 OOCL이 코스코(COSCO)의 품에 안길 전망이다. 이 경우 컨테이너선 전문분석기관 알파라이너(Alphaliner)의 분석자료 기준, 코스코의 보유선복량은 220만TEU(점유율 10.7%)로 대폭 증가한다. CMA-CGM(점유율 10.4%)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글로벌 3위 선사로 부상하는 것이다.

각각 세계 5위와 8위 선사인 에버그린(Evergreen)과 양밍(Yang Ming)의 M&A설도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양사 통합 시엔 156만TEU(점유율 7.6%)의 선복량을 보유한 세계 5위 선사로 거듭나게 된다.

글로벌 대형 선사들의 합종연횡은 규모의 경제와 무관하지 않다. 세계적으로 선박 공급이 과잉된 상황에서 선박 공급량 증가 없이 규모를 키워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바로 M&A이기 때문이다.

전 센터장은 “머스크(Maersk)는 함부르크 쉬드(Hamburg Sud)를 합병해 선복량이 387만TEU에 이르게 됐고, CMA-CGM은 APL을 인수하며 200만 TEU를 넘어섰다”면서 “2015년 이후 M&A가 확산되며 상위 5대 선사 공급 점유율은 2015년 9월 47%에서 2016년 9월 54%까지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센터장은 “머스크와 함부르크 쉬드의 합병이 완료되는 올 12월에는 57%로 상승할 것”이라면서 “코스코-OOCL, 에버그린-양밍의 통합이 현실화될 시 7대 선사의 공급 점유율은 71%까지 치솟게 된다”고 예측했다.

공급 점유율 확대는 곧 동서 항로에 대한 시장 지배력 확대로 이어진다. 유럽 항로의 6대 선사 공급 점유율은 78%에 이르게 되며, 코스코, 에버그린의 M&A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93%까지 높아진다. 현대상선의 주력 항로인 북미항로도 66%에서 최대 83%까지 점유율이 높아질 전망이다.

글로벌 해운시장이 100만 TEU 이상 초대형 선사 위주로 재편되며 업계에선 국내 선사들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진해운에 이어 현대상선까지 침몰하지 않으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잖다. 6년째 지속된 적자로 자산 매각 등을 거친 현대상선이 자력으로 선대 규모를 키우고 영업 경쟁력을 확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아울러 독자노선을 찾아 자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대형화, 통합화가 모두에게 최선의 전략일 수 없다는 것이다. 국내 해운업계 관계자도 “규모가 작은 선사는 큰 선사에 복속되는 것 아니냐”면서 “중대형 선사들에겐 M&A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단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 현대상선에 72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컨테이너선 24척 중 10척을 사들이고 다시 싼 값에 현대상선에 이를 빌려주는 식으로 자금을 지원, 선대 구조 개선을 돕는다.

박혜림 기자/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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