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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셧다운’ 해수욕장서 황제 일광욕…美뉴저지 주지사 ‘비치게이트’
잠정폐쇄로 문 닫은 해변 독차지
주지사 “그런 사실 없다” 부인

크리스 크리스티 미국 뉴저지 주(州) 주지사가 ‘주정부 잠정폐쇄(셧다운·shutdown)’ 선언으로 문을 닫은 해수욕장에서 가족들과 일광욕을 즐겨 뭇매를 맞고 있다. 주지사가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거짓말과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비치게이트(beachgate)’라는 말까지 나왔다.

3일(현지시간) NJ닷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크리스티 주지사는 휴일인 2일 오후 가족과 함께 아일랜드 비치 주립공원에서 여유롭게 일광욕을 즐겼다.

그가 셧다운을 선언하고 아일랜드 비치 주립공원의 일반 관광객 입장을 전면 통제한 바로 다음날이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지난달 30일까지였던 예산안 처리시한을 맞추지 못하자 1일 자정 셧다운을 선언했다. 지역 최대 보험사이자 비영리단체인 호라이즌 블루크로스 블루실드에 대한 재정 지원 문제를 놓고 주정부와 주의회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결과다.

이에 따라 3만여 명의 주정부 공무원들은 무급 휴가에 들어갔고 법원이나 차량담당국(MVC) 등 민원 업무도 일시 중단됐다.

해수욕장과 주립공원 등 주요 관광지도 폐쇄됐다. 독립기념일(7월 4일) 연휴와 맞물려 폐쇄되면서 시민들의 불만은 폭주했다. 이런 상황에서 크리스티 주지사는 가족과 아일랜드 비치 주립공원을 독차지한 채 일광욕을 즐긴 것이다. 그러나 크리스티 주지사는 이날 오후 셧다운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오늘 일광욕을 즐긴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곧바로 현지 언론 더 스타 렛저의 공중 촬영 사진으로 일광욕 사실이 드러나자, 그는 대변인을 통해 “야구 모자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햇볕을 쬔 건 아니다”라고 변명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크리스티 주지사는 뒤늦게 주정부가 제공한 숙박시설에서 가족과 함께 머문 사실을 인정하면서 “셧다운으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주 정부 업무를 재개하기 위해 의회와 협상을 개시했다”고 말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휴일에 관광지를 찾았다가 입장이 거부됐던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beachgate’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크리스티 주지사를 비꼬는 패러디가 번지고 있다.

크리스 실리자 CNN 편집장은 “뉴저지 정치사에서 가장 미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김현경 기자/p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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