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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앤데이터] 이웅열 회장의 19년 뚝심,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결실
- 이 회장 모두가 반대할 때 바이오 과감한 투자
- 19년 간 1100억 투입
- 코오롱 바이오기업 강자로 자리매김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스마트폰이 전 세계인의 생활 방식을 바꿔놓았듯이 ‘인보사’는 고령화시대 우리 삶의 모습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글로벌 혁신 아이템이 될 것이다.”

이웅열 코오롱 회장(61ㆍ사진)의 19년 뚝심이 마침내 결실을 맺고 있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긴 세월을 인고해 온 결과다. 인보사가 이제 45조원 규모의 글로벌 관절염 치료제 시장에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타이틀을 달고 입성한다.

지난 4월 5일 ‘인보사’ 생산라인인 코오롱생명과학 충주공장을 찾은 이웅열 회장이 손에 쥔 칠판의 ‘981103’은 이 회장이 인보사 개발 결정을 내린 날(1998년11월3일)을 기념하는 숫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골관절염 동종세포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케이 주’(이하 인보사)가 지난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았다고 13일 밝혔다.

신약 개발에 나선 지 19년 만이다. 작년 7월 품목허가 신청 후 1년간의 심사를 거쳐 나온 결실이다.

인보사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여럿 붙는다. ‘국내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이면서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로서는 세계 최초다. 식약처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제약 선진국이 허가한 유전자 치료제 자체도 4개 품목에 불과하다.

한 번 획득하면 영원히 바뀌거나 깨질 일 없는 ‘최초’라는 타이틀에는 이 회장의 19년 뚝심이 담겨있다.

이 회장이 인보사 개발을 그룹 역점 사업으로 결정한 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1998년. 이 회장의 책상에 올라온 인보사 사업검토 결과 보고서에는 ‘성공 가능성 희박’이란 세 단어가 분명히 적혀 있었다. 국내 바이오 의약품 개발이 전무하다시피 하던 시절이었다.

이 회장은 지난 4월 인보사 생산라인이 있는 코오롱생명과학 충주공장을 방문해 “당시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지만 성공가능성이 0.00001%라고 할지라도 그룹의 미래를 생각할 때 주저할 수 없어 과감하게 실행에 옮겼다”고 회상했다.

개발 결정을 내린 이듬해(1999년)에는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한국이 아닌 미국에 티슈진이라는 판매 회사를 설립했다. 개발 초기부터 세계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둔 전략이었다.


그룹 내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그는 “바이오가 미래 먹거리”라며 흔들리지 않았다. 2000년 국내에 티슈진아시아(현 코오롱생명과학)를 설립했다. 이어 2001년 인보사의 국내 첫 특허를 취득했다. 개발부터 국내 출시까지 총 1100억원이 투자됐다.

슬하에 1남 2녀를 둔 이웅열 회장은 “인보사는 나에게 넷째 아이나 다름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는 “인보사의 생일인 ‘981103(1998년 11월 3일)’ 숫자는 이제 나에겐 또 다른 성공의 숫자가 됐다”며 “내 인생의 3분의 1을 투자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보사의 성공과 코오롱의 미래를 위해 끝까지 함께할 각오가 돼있다.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의 고통을 하루 빨리 덜어드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자심감과 기대감을 같이 나타낸 바 있다.

국내 허가가 떨어진 만큼 다음 스텝은 해외 진출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작년 11월 일본의 미쓰비시다나베제약과 5000억원 규모의 인보사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단일 국가 기술수출 계약으로는 국내 제약ㆍ바이오 업계 최고 규모다.

내년부터는 미국 법인인 티슈진을 통해 임상 마지막 단계인 3상을 시작한다. 임상 기간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기간을 고려하면 미국 내 인보사 시판은 2022년 말쯤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한 이 회장의 과감함 투자가 계속된다. 이 회장은 해외 수출에 대비한 충주 공장 설비 확장과 임상 비용을 위해 1900억여 원을 더 쏟아부을 계획이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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