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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동백서(X)…이번 차례상 ‘간편식’으로 하렵니다
-불황 등으로 차례상 풍경에 큰 변화
-‘간편식 품질 뛰어나다’는 인식 한몫
-가정간편식으로 명절지내는 이 급증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 해마다 명절상을 차려온 주부 한모(49) 씨는 이번 추석에 생각이 복잡하다. 장바구니 물가가 계속 오르다보니 평소 밥상은 물론 다가오는 추석 상차림에 뭘 올려야 할지 고민이다. 그는 주변에서 간편식이 되레 저렴할 수 있다고 해서 올해는 가정간편식 차례상을 생각 중이다.

불황과 1인가구 증가로 가정간편식이 발달하면서 차례상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가정간편식의 가장 큰 장점은 하루 종일 전을 부치고 국을 끓이는 대신 조리된 음식을 데워 간편하게 만들수 있어 주부들의 여러가지 수고를 덜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명절 차례상 준비에 고민하는 주부 이미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주요농산물 일일도매가격(12일 기준)에 따르면 배추(한 포기ㆍ5618원)와 양배추(한 포기ㆍ3523원) 값은 평년보다 각각 88%, 57.7% 높았고 명절 음식에 많이 쓰이는 무(한개ㆍ2049원)도 69.3%나 뛰었다. 또 축산물에서도 돼지고기(㎏ㆍ6040원)가 29.4% 올랐고 쇠고기도 평년보다 5% 비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명절 음식 준비를 앞둔 주부들에게는 상 차림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고기 등을 차례상 올리기에 쉽지 않다는 의미다.

반면 간편식 소비 트렌드 영향으로 명절 제수음식에 간편식 제품 소비는 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한식반찬’ 역시 명절 시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비비고 한식반찬’의 명절 기간 매출(명절 D-30일 기준)은 지난 2014년 추석 65억원 수준이었다. 이후 2015년 설과 추석에는 77억원, 92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 설에는 처음으로 100억원에 달하는 성과를 거뒀고 이어 추석에는 매출 138억원을 달성했다”며 “올해 설에는 150억원을 달성했고 이번 추석에도 지난 설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명절시즌 간편식 매출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 “1~2인가구 및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며 명절 음식을 간소하게 준비하거나 장시간 매달리지 않고 간편식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간편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긍정적이다. 명절 차례상이라고 하면 ‘홍동백서’, ‘좌포우혜’ 등 예법을 따르는게 보통이지만 최근 들어 차례상 차림에 있어 이러한 예법들이 변화되고 있다. 집안의 특성에 따라 선호하는 음식을 놓거나 간편식 위주로 구입한 재료를 올려놓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행해온 차례상 구조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와 함께 가정간편식이 간편하고 품질이 뛰어나다는 인식도 확산되면서 제수음식으로 간편식을 활용하는 주부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올해 추석 차례상(4인 가족 기준)을 차리는데는 지난해보다 0.4% 적은 21만5270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물가협회는 추석을 앞두고 서울ㆍ인천ㆍ부산ㆍ대구ㆍ광주ㆍ대전 등 전국 6대 도시 전통시장 8곳의 과일ㆍ견과ㆍ나물 등 차례 용품 29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차례상 비용이 21만5270원으로 지난해 21만6050원보다 0.4%(780원) 하락했다고 밝혔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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