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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앤데이터] 90일간의 ‘준비’ 끝...진옥동 이제부터 ‘실력 발휘’
신임 신한은행장 26일 공식취임
파격발탁...내홍 우려 기우 그쳐
4大은행장 모두 초임, 진검승부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진옥동 신임 신한은행장이 26일 오전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취임한다. 지난해 말 신한금융그룹 자회사경영위원회에서 후보로 추천돼, 은행 이사회에서 확정받은 뒤 꼭 90일만이다. 그의 후보추천은 신한금융그룹에 엄청난 인사 파장을 일으켰고, 일각에서는 내부 갈등이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90여일이 지나는 동안 우려했던 내홍은 없었다.

진 행장에 대한 주주들의 신임은 두텁다 못해 막강하다. 재일교포 주주들이 사실상 신한지주의 최대주주 역할을 한다. 진 행장은 1997년 오사카 지점에 발령받아 5년여를 일본에서 실무를 담당했다. 2008년부터는 오사카 지점장을 맡았고, 2009년 신한은행 일본법인인 SBJ은행이 출범하는 과정에서도 핵심 역할을 했다. 이후 SBJ은행 부사장과 법인장을 지냈다. 39년의 뱅커 경력 가운데 18년을 일본에서 쌓은 셈이다.

하지만 은행 경력의 절반을 일본서 쌓았다는 점은 장점인 동시에 약점이기도 하다. 위성호 전 행장은 지난해 말 행장 교체가 결정되자 “후임 내정자가 최근 20년간 국내 영업 경력이 없기 때문에 업무 인수인계에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진 행장은 지난 3개월 사이 ‘경영수업’에 매진했다. 은행 사업부문별로 업무보고를 받으며 경영 전반을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이 사이 공식적인 행사에 얼굴을 보이는 건 최소화했다. 1월에 신한금융의 경영포럼, 신한은행 업적평가대회에 참석했고, 지난달 임원진 봉사활동에 나타난 게 전부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런저런 행사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으나 대부분 사양하고 내부적으로 직원들과 소통하며 앞으로의 경영 구상에 몰두했다”며 “온화하고 차분한 스타일이어서 새 행장을 맞이하는 조직의 부담도 적다”고 말했다.

진 행장의 당면과제는 지난해 차지한 ‘리딩뱅크’의 위상을 유지하는 일이다. 전 금융권의 화두인 디지털ㆍ글로벌화(化)를 앞에서 주도해야 한다. 더불어 신한금융이 그룹 차원의 화두로 선포한 ‘혁신금융’까지 챙겨야 한다. 최근 1년여 사이 국내 4대 은행장이 모두 바뀐 점도 진 행장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KB국민은행은 윤종규 회장이 행장겸임을 내려 놓으며 2017년말 허인 행장이 취임했고, 비슷한 시기 우리은행은 이광구 전 행장이 채용비리 논란으로 물러나면서 손태승 행장이 자리를 이었다. 최근에는 KEB하나은행도 함영주 전 행장이 3연임을 포기하면서 지성규 행장이 지휘봉을 잡았다. 영업과 디지털혁신, 글로벌화에 모두 일가견이 있는 이들이다. 모두들 초임인 만큼 성과를 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우리금융그룹 회장을 겸한 손 행장을 제외하면 모두 그룹의 2인자로, 조금 시간은 멀지만 차기 회장 최유력 후보군이기도 하다. 행장 후보가 되면서 그의 숨은 내공은 어느정도 드러났다. 하지만 행장이 된 후의 경쟁그룹과의 경쟁은 사활을 건 진검승부다. 진 행장의 진정한 공력 입증은 이제부터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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