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공영방송사가 방탄소년단(사진)의 인기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진행자와 인터뷰이들의 인종차별과 성차별적 발언을 그대로 내보내 전세계 팬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호주 공영방송사 채널9의 뉴스 프로그램 '20 to One'이 세계적 그룹 방탄소년단 소식을 전하면서 인종차별과 혐오 발언을 그대로 내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ARMY)'는 트위터를 통해 관련 해시태그 달기를 주도하며 해당 방송사 측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19일 밤 방송된 '20 to One'는 월드스타로 성장한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반영하는 뉴스를 내보냈다. 그러나 보도내용은 두 명의 호주 코미디언 남녀 MC와 다수의 인터뷰이가 등장, 방탄소년단에 대한 인종차별, 성차별, 외국인 혐오 발언 등과 함께 한반도의 정치 상황을 조롱하는 내용을 방송시간 내내 방송했다.
먼저 여자 뉴스 진행자가 "차트 넘버 18은… 현재 최고의 아티스트 방탄소년단!"이라고 말하자 남자 진행자는 "나 몰라. 들어본 적 없어. 정말 별로야"라는 멘트로 포문을 열었다.
여기에 더해 남자 진행자는 "김정은이 남자 아이돌을 좋아하면 이제 한국의 전쟁 문제는 없어질 수 있겠네", "한국에서 뭔가 터졌다는 뉴스를 듣고 폭탄인 줄 알았는데 방탄소년단이었네. 근데 이 그룹을 살펴보니 폭탄 터진 거보다 그렇게 좋지 않다"라며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남북문제에 빗대어 조롱했다.
이어 미국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한 소식을 전하면서 "영어를 할 수 있는 멤버가 딱 한 명밖에 없어? 신기하네"라며 비아냥댔고 또 "나는 이 아이돌 그룹(BTS) 너무 좋다. 춤 잘 추고 노래… 노래는 완전 별론데? 뭐 괜찮다"라며 한 멤버가 무대에서 실수한 장면을 편집해 넣기도 했다.
한 인터뷰이는 방탄소년단의 'UN 연설'도 조롱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UN에서 연설했는데 그 내용이 아마 헤어스프레이에 관한 것이었을걸?"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또한 이들은 방탄소년단에 대한 성차별도 서슴지 않았다. "내가 방탄소년단 팬들에게 '멤버 중에 게이 멤버가 있냐'고 트위터에 물어봤는데 나를 엄청 공격했다"며 "근데 게이는 분명 있을 거야. 남자 7명인데 한 명은 있지. 그게 수학이야"라고 발언했다.
해당 방송은 공영방송사의 프로그램이라 볼 수 없는 온갖 혐오와 인종차별, 그리고 성차별적 발언으로 가득 차 있어 공분을 샀다.
해당 방송 이후 일부 누리꾼들은 "호주는 원래 인종차별로 유명하다"는 의견을 공유하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팬클럽 '아미'들도 단단히 뿔이 났다. 해당 방송사와 프로그램 관계자들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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