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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렴한 해외 직구 가전제품, 가격에 A/S비용도 포함돼 있을까
- 해외직구시장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피해 사례도 증가…사기의심사이트 최근3년간 473.2% 늘어

- 배송지연, 파손위험성 발견해도 교환,환불 보장 어려워…공식수입업체 등 판매처 꼼꼼히 살펴야

소비자가 모바일을 통해 해외 직구를 하고있다.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 해외 직구를 통해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 오븐을 구입한 A씨. 시중 유통가격 보다 저렴하게 구매를 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던 것도 잠시. 한 달이 넘게 걸려 배송 받은 오븐의 도어는 파손돼 있었다. 뒤늦게 해당 사이트에 문의했지만 명확한 답변은 받지 못했고, 국내 판매처에서도 해외 직구 관련 건에선 따로 A/S를 제공하고 있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고가의 가전제품을 구매했음에도 국내에서 제품을 수리할 길이 없게 된 A씨는 분통을 터트렸다.

# 유럽 가전제품 직구사이트로 유명한 C 사이트에서 세탁기를 구입한 B씨. 세탁기가 작동되지 않아 A/S를 요구했지만, 조치를 취하겠다는 말 뿐 몇 달째 수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참다 못한 B씨는 유럽 본사에 문의했지만 해당제품은 유럽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정격전압으로 한국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한 제품이라는 황당한 답변을 받았다.

해외 직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피해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해외직구는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 유명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면에는 배송지연, 파손 위험성, A/S 부재 등 불안요소가 많다. 특히 가전제품과 같은 고관여제품의 경우 가격이 높고 사용기간이 길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가전제품 직구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정식수입절차 등 검증된 판매처인지 꼼꼼하게 확인 후 구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실제로, 최근 해외 직구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5월 통계정이 발표한 ‘2019년 1/4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 및 구매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전년동분기대비 30.8%(2,131억원) 증가한 9,052억원을 기록했다. 직구 품목도 확대 됐다.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 및 구매 동향 조사 자료가 처음으로 실시된 2016년 1분기 자료를 살펴보면, 상품군별 온라인 해외 직접구매액은 의류․패션 및 관련상품 1,703억원, 음식료품 1,039억원, 생활용품 및 자동차용품 379억원 순의 제품들이었지만, 2019년 1분기 상품군별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의류 및 패션 관련상품 3,372억원, 음·식료품 2,086억원, 가전·전자·통신기기 1,416억원 순으로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가전제품으로까지 판매 품목이 확대 된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직구시장 확대의 원인으로는 직구 대행 사이트 및 전문사이트가 증가하면서 복잡했던 구매 절차가 간편해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와 함께 사기의심 사이트로 인한 피해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 2월 한국소비자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 등록된 사기의심 사이트는 2018년말 기준 470개로 최근 3년(2016년 82개) 동안 473.2% 증가했다. 또한 국제거래 소비자 포털에 등록된 사기의심 사이트 중 현재 운영 중인 사이트 184개를 조사한 결과, 175개 사기의심 사이트가 이메일 등 연락처를 표시하고 있으나, 실제로 문의 후 답변이 온 경우는 46개로 26.3%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대형가전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마케팅에 힘을 쏟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일례로, 전자랜드의 경우 매장 리뉴얼 및 체험존 확대 등 지속적인 오프라인 점포 개편을 통해 매출성장을 일궈내고 있다. 전자랜드 관계자에 따르면 전자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7500억원으로 전년대비 27% 성장했으며, 올해 1분기 매출 역시 전년대비 18% 상승했다. 이외에도 주요 백화점에서도 가전시장에서의 오프라인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가전제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전시 및 팝업스토어 등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해외직구관련 불만상담 건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공식수입업체를 통하지 않은 제품의 경우, 제품 문제 원인 분석에 어려운 점이 있어 A/S 및 교환·환불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하는 고가의 가전제품의 경우 위험성이 높은 직구보다는,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거나, 공식 수입업체를 통해 구매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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