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한 해법을 찾기 위해 ‘의회 외교’ 차원으로 일본을 방문중인 국회 방일의원단과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의 1일 만남이 불발됐다. 일본 간사장 측이 이날 만남을 거절했다. 간사장 측은 전날 예정된 회동 시간 직전 취소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데 이어 이날 또다시 회동을 거부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오전 11시께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자민당에서 전날 밤 “급한 회의가 잡혔다”는 이유를 들며 취소를 통보했다. 전날 오후 예정됐던 면담 시간이 임박해 내부 회의를 해야 한다며 면담을 하루 연기하자고 요청한 것에 이은 두번째 회피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해법 모색을 위해 일본을 찾은 무소속 서청원 의원 등 국회 방일단이 31일 일본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자민당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오른쪽)과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

조배숙 의원은 이와 관련해 “어제 오후 9시 넘어 일한의원연맹의 가와무라 다케오 간사장이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강창일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급한 회의가 잡혀 만나기 어렵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강 의원이 면담 30분 전에 내일 보자고 해놓고 취소하면 엄청난 외교적 결례가 아니냐”며 강력 항의했다. 하지만 변화는 없었다.

일본 자민당 내 2인자로 불리는 니카이 간사장의 면담 거부는 사실상 단기간 내 일본 정책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일본은 오는 2일 각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처리를 할 가능성이 높다.

전날 자민당 소속 누카가 후쿠시로 한일의원연맹 일본측 회장과의 오찬에서도 양측간 입장차는 컸다. 서청원 의원은 간담회 후 “한가지 분명히 공통적으로 나눈 인식은 ‘현안이 엄중한 가운데서 계속 (이렇게) 나가면 양국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는 것”이라고 전하며 사태 해결 필요성에는 한일 의원들이 공감대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리 측은 화이트리스트 제외 자체가 부당하고, 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유지를 위해서도 화이트리스트 제외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일본은 수출규제는 부당한 조치가 아니다라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카가 회장은 “과거 노무현·김대중 정권 때에도 (강제징용과 관련해) 법적 문제가 없었는데 문재인 정권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 문제가 깔끔히 정리돼야 한다”며 우리 측을 압박하기도 했다고 방일단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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