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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이제는 전쟁기류, 구걸 안 한다”…여야 의원, 조선통신사 행사 불참 통보
- ‘사실상 전쟁’ 예고된 화이트리스트 배제
- 10여년 전통 우호증진 행사지만 “일본, 안 간다…출장목표 달성 어려워”
- “이 시국에…” 민주당 측 불참 통보, 한국당 수용…일본은 무반응
- 친일 의원으로 찍힐라…한일 정치권 내 물밑 대화도 단절되는 모양새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저녁(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19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갈라만찬에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함께 참석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일본에서 열리는 한일의원연맹 조선통신사 위원회 행사에 참석키로 했던 여야 의원들이 최근 불참 의사를 일본 측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들은 오는 3일 해당 행사에 참여해 일본 의원 등과 대화를 이어갈 계획을 했으나, 이후 상황이 ‘경제전쟁’ 수준으로 흐르면서 일본 측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알린 것이다. 한일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지일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 내 물밑 대화마저 사실상 단절되는 지경에 이르는 모양새다.

2일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3일부터 5일까지 이어지는 2박 3일 일정의 조선통신사 행적을 따라걷는 행사였다. 참석자 명단에는 한일의원연맹 산하 조선통신사위원회 위원장인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을 필두로 8명 가량이 포함됐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해 여당 의원 4명도 명단에 올랐다. 일본 측에서는 카와무라 타케오 조선통신사 한일의원연맹 일본 간사장 등이 이들을 맞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카와무라 간사장은 일본 정치권 내 중진으로 통상 3~4명의 수행 의원을 동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일본에 도착해 조선통신사의 행적을 쫓는 행사였다”며 “당초 계획엔 가는 지역마다 그 지역의 국회의원들과 간담회를 할 예정이었다”고 했다. 이어 “행사의 성격은 한일 간 상호호혜적인 분위기를 재연하면서 양국의 우호를 돈독하게 하는 것”이라며 “특히 우리를 맞는 카와무라 간사장이 상당한 중진이기 때문에 일본 무역보복 문제와 관련한 대화도 나누려고 했지만, 이렇게 됐다”고 했다.

조선통신사는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한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한다. 의원들은 당시 사절단의 행적을 따라가면서 의원들과 조선통신사처럼 의원외교를 펼쳐왔다. 관계자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현역이던 시절부터 있었던 행사로 상당히 오래된 행사”라고 했다. 2006년 정의화 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조선통신사 연고지 국회의원 연맹’을 창립했다.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여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소 통보는 민주당 측에서 불참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됐다. 민주당에서 참석키로 한 의원들이 단체로 ‘이 시국에 가는 것이 맞느냐’며 난색을 표했고, 이를 정 의원이 받아 취소를 통보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지금은 사실상 경제전쟁으로 가는 분위기 아니겠느냐”며 “출장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 방일단도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 매지 말라고 했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 잘못 행사에 참석했다가는 친일 의원으로 찍힐 수 있다”고 했다. 일본 측은 취소 통보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무역보복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화이트리스트 배제라는 강수까지도 사실상 예고된 상태다. 이에 따라 양국 관계는 역대 최악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출국한 방일단도 면담을 거절 당하는 등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국회 방일단으로 일본을 방문한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앞서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과의 면담이 일방적으로 연기되자 “우리가 화가 나 있는데 왜 면담을 또 추진하겠냐”며 “우리가 거지냐”고 했다. 기대를 모았던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도 양국은 갈등만을 확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 양측의 간극이 아직 상당하다”고 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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