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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경제전쟁] ‘제2의 반도체’ 배터리, 日 2차제재 초긴장…업계 공동대응 나선다
- 4대 핵심소재 국산 비중 80% 불구…파우치·바인더는 90%이상 日 의존
- 분리막 글로벌 2위 SK이노베이션 “국내업체 요청 땐 공급 전향적 검토” 주목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일본이 한국 경제가 아픈 곳만 골라 찌를 것으로 본다면 반도체에 이어 다음 타깃은 배터리가 될 수 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고 양국간 경제전쟁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산업계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특히 반도체 업계 타격에 이어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배터리 업계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글로벌 톱 수준의 시장점유율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핵심부품 등에 있어 여전히 일본 수입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일본의 이번 수출규제조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에 해당했던 1차 때와 달리 명확하게 어떤 소재와 부품 수입에 영향을 줄지에 대한 내용이 막연해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위기에 닥친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들 간의 공동대응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헤럴드]

배터리 원가의 15%가 넘는 핵심소재인 분리막 시장 글로벌 2위 업체인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국내 업체에 해당 소재를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분리막 공급이 타이트하지만 일본 제재로 국내 업체에서 요청이 올 경우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리막 시장은 글로벌 1위 업체인 아사히카세이를 비롯해 도레이, 스미토모 등 일본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연말 완공예정인 증평 공장 12·13호기를 증설을 한달 앞당기고 유럽·중국 공장 완공을 통해 생산량 증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경쟁업체와의 공동 대응은 아직은 검토 단계”라면서도 “사태가 장기화돼 생산에 차질을 빚는 상황이 생길 경우 공동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지산업은 한국과 일본이 오랫동안 강세를 보여왔지만 최근 중국 업체들의 비약적인 몸집불리기로 한-중-일 배터리 업계가 글로벌 시장을 분할해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유럽, 미국 완성차 업체들까지 한-중-일 배터리 의존도를 줄이기위해 배터리 제조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세계 최대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은 유럽 노스볼트 지분을 투자한데 이어 협력사를 설립해 배터리 공동제조에 나섰고, 테슬라도 전기차용 배터리 자체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소재분야의 전통적 강자인 일본 업계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오랜 기간 배터리 업계의 소재다변화와 국산화 노력속에 4대 핵심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의 국산 조달 비중은 약 75~80%까지 도달했다.

해외 비중에서 일본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전체의 약 5%에 불과하지만, 일본 의존도가 90~100%에 이르는 일부 제품인 파우치 필름과 양극·음극 바인더는 일본 업체 수준의 대체품을 찾지 못하는데 문제가 있다.

국내에선 율촌화학과 BTL첨단소재가 파우치 필름을 만들고 있지만 일본업체와의 제품 기술 차이가 커 실제로 적용에는 3~4년 가량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배터리 핵심부품의 경우 품질 문제가 해결이 된다 하더라도 배터리를 공급받는 업체가 매우 까다로워 소재를 바꾸려면 테스트부터 다시 해야할 수도 있다”며 “소재별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당장 국산화율을 높이거나 대체재를 찾는다해도 바로 적용이 어렵기 때문에 회사별로 소재별 시나리오 대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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