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가격 차 좁혀지는 WTI-두바이유…정유사들은 ‘촉각’
WTI 가격 상승하며 두바이유와 차이 좁혀져…“美 파이프라인 완공 영향”
정제마진 개선 기대, WTI 가격 높아지면 중동산 수입 늘 듯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올해 초 ‘1달러 대’까지 추락한 정제마진에 시름하던 정유업계가 최근 국제유가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제마진 악화의 원인 중 하나이던 중동산 두바이유와 미국산 WTI(서부텍사스산원유)의 큰 가격 격차가 점차 좁혀지면서 마진 확대와 실적 개선까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페트로넷에 따르면 5일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58.53달러, WTI는 56.30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두 유종 간 가격 차이는 2.23달러였다. 5일까지 9월 평균 두유종 간 가격 차이는 1.8달러 가량으로 다소 미미한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2월 두바이유와 WTI 평균 가격이 각각 64.59달러와 54.98달러, 가격 차가 9.64달러로 크게 벌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가격 격차가 상당부분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경질유 성격이 강하고 정제 과정에서 효율이 높은 WTI는 두바이유보다 가격이 높게 측정돼 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원유 채굴 기술의 발달로 ‘셰일 혁명’이 일어나면서 미국산 원유 생산이 크게 늘어났고, WTI 가격이 두바이유보다 낮은 국면이 최근 2~3년간 지속됐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18년 미국 원유 생산량은 일일 1096만배럴로 전년 대비 17%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여기에 미국산 원유를 수출 항구까지 운송할 파이프라인이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내 재고가 쌓여 WTI 가격은 더욱 내려갔다.

이 상황에서 국내 정유사들은 낮은 정제마진에 시름했다. 미국 현지 정유사들이 원재료(WTI) 가격 부담이 낮아지면서 가동률을 높여 휘발유, 나프타 등 생산을 늘렸고, 두바이유를 주로 사용하는 아시아지역 정유사들은 원재료 부담이 높아져, 정제마진이 악화된 탓이다.

WTI 가격이 두바이유와 브렌트유에 비해 평균적으로 7~8달러씩 낮게 책정됐던 올 초, 국내 정유사 수익의 기본 척도가 되는 정제마진은 손익 분기점을 하회하는 2~3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셰일공급 제약 요인이었던 파이프라인 구축이 완료되기 시작하면서 재고 감축에 따른 가격 정상화가 이뤄지는 형국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생산되는 셰일오일의 양만큼 운반할만한 파이프라인이 그동안 미비해 미국 내 재고가 쌓인 상황이 지속됐지만 최근 주요 파이프라인이 완공되면서 재고가 소진됐고, 이에 따라 WTI 가격도 자연스레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낮은 WTI로 석유 제품을 과잉 생산했던 현지 정유사들은 가동률을 조정하고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은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WTI 가격 상승으로 미국산 원유를 다량 도입하던 국내 정유사들의 최근 방침에도 다소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지난달 국내 도입 원유 중 미국산 원유량이 사상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2위를 기록했으나, 두바이유와 WTI 가격 차가 좁혀질수록 원유 도입선을 손익 목표에 맞게 재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잉여 생산으로 낮아졌던 WTI 가격이 원유 품질과 상응하게 재조정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정유사들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원유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jin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