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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의회 직원 국외연수 ‘멋대로’ 운영
-신청하면 모두 선발…연수팀 선정부터 부실운영 논란
-퇴직 앞둔 직원에 운전직도 포함…명단바꿔치기도
-심사위원 외부위원 없고 대부분 과장…짬짜미 의혹
-10일동안 지방의회 방문 단 두차례 나머지는 관광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서울시의회에서 실시하는 직원 국외 연수가 멋대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의회 사무처가 실시하는 직원 국외연수는 연수대상을 팀별(4명내외)로 선발해 10일동안 선진국 지방의회를 방문하고 그 성과를 직원들과 공유해 업무수행에 활용하도록 하자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4개 팀이 신청에 4개팀 모두 선발 돼 해외연수를 다녀왔으며 올해도 3개 팀이 신청해 모두 선발됐다.

국외연수는 취지와 달리 선발 심사, 연수지역 선정등 연수 목적과는 상관없이 총체적으로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회 전경

우선 선발 과정이다. 해마다 신청팀과 선발팀이 딱 맞아 신청부터 짬짜미가 아니냐는 주장이 일고 있다. 공모때 일반직원들이 신청하면 소위 사무처에서 끗발있는 부서장들이 팀구성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도 운영수석전문위원실과 기획경제수석전문위원실 그리고 의정과 중심으로 팀이 구성, 선발됐다. 즉 다 정해 놓고 한다는 ‘짬짜미 심사’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심사도 문제다. 심사 결과표를 보면 ‘심사대상 3팀의 직원연수 계획은 원안으로 통과’라고 적혀 있다. 누가 심사를 했는지 제대로 했는지 그냥 내부에서 정해놓고 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들기에 충분하다. 그도 그럴것이 팀을 구성해 신청하면 100% 통과하니 직원들 사이에서도 ‘실세부서에서 돌아가며 가는 해외여행’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또 연수지역이 모두 관광지로 정해지는 독특한 이력도 있다. 대부분 해외관광으로 선호하는 유럽과 미국 일색이다.

지난해에는 코펜하겐, 베르겐 오슬로, 스톡홀름,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취리히, 비엔나, 자그레브, 로마, 밀라노, 브리쉘, 암스테르담을 다녀왔다. 올해는 자그레브, 부다페스트, 비엔나, 프랑크푸르트, 하이델베르크, 베른, 토리노, 워싱턴, 뉴욕, 보스턴이다. 가는 곳이 유럽과 미국 일색이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선진국이고 유명 관광지를 선호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 연수팀은 지난 7월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 등으로 다녀왔다. 이들 국가는 지방의회 선진국 이라기보다는 동유럽 인기 여행코스다. 인기를 실감하듯 지난해도 똑같은 곳으로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마지막팀인 ‘불혹&지천명’ 팀 4명은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미국으로 국외연수를 다녀왔다. 일정중 지방의회 방문은 단 두차례 뉴욕시의회와 워싱턴시의회 뿐이다. 나머지는 관광이며 그중 보스턴에서는 지방의회는 들리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연수 직원들 중에는 건축, 통신, 기계, 심지어 운전직 까지 포함돼 있다. 이들의 연수 목적은 노후 시의회 청사 유지 관리 및 개선, 에너지 저소비 건축추진 및 선진 도시 재생사례를 조사하기 위해 함께 간다고 적혀 있다.

이에대해 한 직원은 “연수목적을 그럴듯하게 만들었을 뿐”이라며 “차라리 성과있는 직원을 선발해 포상형식으로 연수를 실시하면 사기진작에 도움이라도 될텐데 현재는 되레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했다.

더 나아가 3개월 뒤와 내년에 공로연수(사실상 퇴직)를 떠나는 직원도 다녀왔다. ‘국외연수’가 아닌 ‘장기근속자 해외여행’이란 이야기다. 이중 내년 1월부터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한 과장은 국외연수 신청할때는 이름이 없었다. 담당 팀장의 이름으로 신청을 하고 연수는 과장이 가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외연수 취지를 제대로 살려 운영된다면 좋은 제도인데 심사부터 연수과정까지 제대로 하지 않고 관광중심으로 운영돼 문제”라며 “지금이라도 취지를 살려 올바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정성 없는 심사와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은 배제되고 있어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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