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교육시설재난공제회에서 열린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교육부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학교생활기록부 비교과 영역 폐지를 검토하고 주요 대학 실태조사까지 벌이겠다고 밝히면서 학종의 변화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6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부모 능력과 인맥 같은 것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학생부 비교과영역, 자기소개서 등을 과감히 개선하겠다”면서 “"비교과영역 폐지 등 모든 대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폐지를 검토하는) 비교과영역이란 소위 말하는 ‘자·동·봉·진’을 뜻한다”고 말했다.
‘자동봉진’이란 ‘자율 활동·동아리 활동·봉사 활동·진로 활동’의 첫 글자를 딴 줄임말로, 학생부의 ‘창의적체험활동’ 부분에 기재하는 세부 영역을 가리킨다.
자동봉진은 학생부 위주 전형 비중이 커지면서 대표적인 ‘비교과 스펙’'으로 불려왔다. 특히 봉사 및 동아리 활동의 경우 부모 인맥 등 사회적 지위가 작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정책숙려제를 통해 만들어 2022학년도부터 시행 예정인 학종 공정성 제고 방안에도 자동봉진의 개선 사항이 주요 내용으로 담겨 있다.
2022학년도부터 동아리는 학년당 1개만 쓰도록 제한했고, 봉사활동은 실적은 쓰지 않고 특기사항만 쓰도록 했다. 진로활동은 대입 자료로 제공하지 않도록 했다. 동아리에서 소논문 활동을 하면 이를 동아리 부분에 쓰기도 했는데 이 역시 금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 일각에서는 자동봉진이 부모 개입·사교육 등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실천교육교사모임 등 진보성향 단체들은 이런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전날 교육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박 차관은 “자동봉진 등 비교과영역이 (학종에서) 주로 문제가 된다”면서 “(대학 실태조사 때) 비교과영역에 부당한 평가가 있었는지, 논문처럼 이미 금지한 항목이 포함돼 있는지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장·차관이 비교과영역 일부 또는 전면 폐지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학생부 기재사항에 남아있는 대표적인 비교과영역인 교내상 수상경력 항목도 폐지 가능성이 점쳐진다.
수상경력 역시 지난해 숙려제 과정에서 삭제 가능성이 검토됐으나, 학생 사기 진작 등의 이유로 2022학년도부터 학기당 1개만 쓰기로 한 상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일각에서 주장해온 학종 자기소개서(자소서)를 폐지하고교사추천서 폐지 시기를 내년으로 1년 앞당길 가능성도 검토될 전망이다.
학종이 학생부교과전형과 달리 종합적인 진로 계획과 발전 가능성을 평가하는 전형인데 비교과영역이 대폭 또는 전면 폐지되면 학종 취지가 퇴색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박 차관은“학종이 내신도 보고, 교과별 교사들이 세부 특기사항도 원고지로 100여장을 써주고, 담임 교사도 종합의견을 써준다”면서 “그런 것들로도 학생의 성장 경로나 발전 가능성, 수업 태도 등을 학종이 살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비교과영역 폐지 여부는 현재 속단할 수 없다”면서“국가교육회의, 시도교육감협의회,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 유관 기관의 의견 수렴을 거쳐서 11월 중에 학종 공정성 강화 최종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종안 중에 ‘대입 개편 4년 예고제'에 적용되는 것은 중장기 방안이 될 것이고, 어떤 것은 당장 기술적·절차적으로 (내년부터)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시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토 대상이 아니며, 현재 교육부는 정시를 확대한다고 대입 공정성이 강화된다고 보고 있지는 않다”면서 “2022학년도에 정시가 30%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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