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출입 통제 등 방어벽 구축 필요”
경기 일부 지자체 지역 행사 취소하기도
인천 강화지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확산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린 26일 ASF가 확진된 인천시 강화군 불은면 한 양돈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살처분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국내 발병 열흘 만에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가 8곳으로 늘어났다. 나들이 등으로 유동차량이 많은 주말이 고비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철저한 이동통제를 강조했고 경기도 일부 지자체는 주말에 예정된 지역 행사를 취소했다.
지난 26일 오전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도 강화군 강화읍의 돼지농장에서 의심사례로 신고 접수한 아프리카돼지열병 증상이 정밀검사 결과 확진판정이 났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파주의 한 농가에서 국내 첫 확진 사례가 나온 지 열흘 만에 발병 건수는 총 8건이 됐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며칠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계속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승헌 건국대학교 축산학과 교수는 “앞으로도 발병이 계속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경기북부 지역은 얼마든지 계속 퍼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지금부터 10일 내에 남부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터지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며 “그동안 이동을 통제시키는 등 철저한 방어벽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발병 농장과 관련된 차량의 이동을 주된 전염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은 주말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이날 “차량이나 사람이 오가면서 전파되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며 “발생 농가와 농장에 오간 차량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파악해 중점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며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통해 축산 관련 차량을 묶어두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농장을 들리지 않은 일반 차량에 의한 전파 가능성은 낮다”며 “농장주들이 발병 농장 내 불필요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도 “농장과 관련된 차량들은 전부 전파 위험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육로가 아닌 수계로 인한 바이러스의 전파 가능성도 제시됐다. 정 교수는 “지금까지 발생한 농가들이 모두 임진강에서 가까이 있는 농장”이라며 “임진강이 지난번 발생한 농장이 있는 파주 교하에서 한강하고 만나 강화도가 있는 서해까지 나간다”며 “임진강 쪽의 기계적 전파 가능성도 추정된다”고 했다.
한편 경기도 일부 지역에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말께 예정돼 있던 지역행사를 취소하기도 했다. 인천광역시는 27일부터 29일까지 예정되었던 ‘제19회 소래포구 축제’와 ‘부평풍물대축제’ 등을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으로 인해 취소한다고 26일 밝혔다. 현재 7농가에서 2300여 두의 돼지를 사육 중인 경기도 시흥시도 27일 예정된 ‘2019 경기도 우수시장 박람회’를 취소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을 막고자 타 시와 함께하는 행사에 대해서는 이동경로 차단을 위해 취소했다”며 “경기도 차원에서도 고민을 한 거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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