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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생협 파업, 10여일만에 극적타결… 기본급 3% 인상에 휴식시간 보장
13일 간 지속되던 무기한 파업 멈춰
기본급은 3% 인상, 명절 휴가비는 60%→30%로 합의

9월 25일 수요일 오후 파업 중인 서울대 생활협동조합 소속 노동자들이 교내 행진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상현 기자]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서울대학교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 노동자들이 9월 30일 생협 사측과 잠정 합의에 이르면서 13일간 지속하던 파업을 멈췄다.

30일 서울대 노동문제 연대 단체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에 따르면 서울대 생협 경영진 측은 생협 노동자 측이 요구한 기본급 3% 및 1호봉 기본급을 인상하기로 했다. 생협 식당·카페 노동자를 포함한 일반직에 대해 1호봉 기본급 171만원이 179만 6450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매년 한 달 기본급의 60% 수준의 명절 휴가비를 신설해달란 요구는 매년 한 달 기본급의 30% 수준으로 신설하는 수준에서 합의됐다. 또 교내에서 생협이 운영하는 느티나무 카페와 식당 등에 브레이크 타임을 도입해 생협 전 매장에서 휴게시간 1시간을 보장하기로 했다. 더불어 사측은 휴게 시설, 샤워 시설 등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도 약속했다.

앞서 서울대 생협 소속 노동자들은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과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19일 ‘하루 파업’ 돌입 후 사측이 계약직 노동자들을 동원해 파업 무력화를 시도했다며 23일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한 바 있다.

생협 측 관계자는 1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기본급 3%를 인상하면서 노조 측이 요구한 호봉 테이블 내 불균형을 해소하고 일반직에 대해서 1호봉 기본급을 최저임금 이상으로 올리는 것을 추가했다”며 “파업기간이 일부 있었지만 지금이라도 타결을 해 구성원과 노조원들이 합의를 볼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파업 당시 학생들은 ‘불편하지만 이게 맞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사회학과 15학번 이누리(23)씨는 “지지하고 있다”며 “불편하긴 하지만 171만원에서 176만원으로 올리란 요구를 안 들어 줄만큼 학교가 돈이 없지 않은데 안 하고 있는 건 노동자가 아닌 학교 책임”이라고 말했다. 인문대학 2학년 박모(21)씨는 “몇 백인분의 조리를 하셔야 하는데 정당한 대가를 받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불편한 건 조금이지만 노동자분들은 몇 년 동안 그러신 거니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대 생협 소속 노동자 김모 씨는 이날 공동행동 SNS를 통해 “‘불편해도 괜찮아 생협 파업 지지한다’라는 고귀한 말씀들을 접할 때 마음이 뭉클했다”며 “노동자들의 요구 사항이 실제로 이행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공동행동 윤민정 대표는 “우선 협상 결과를 환영하지만 아직 개선 수준이 미미하고 점진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많아 학교 측이 이를 잘 지키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후 12시 30분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예정된 파업 지지 학생들과 노동자 간의 연대 집회 ‘당신의 노동은 우리의 일상입니다’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공동행동 측은 “‘또 다른 시작’이라는 부제를 달아 앞으로 나아갈 길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조합원들 전체가 모여 합의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소감과 축하를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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