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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협상 채널은 ‘활발’…남북소통 채널은 ‘깜깜’
“실무협상 동안 美와 의견조율을”

미국과 북한이 장기간 물밑협상 끝에 실무협상 개시를 선언하며 본격적인 비핵화 논의를 시작하게 됐다. 지난 6월 30일 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실무 협상 재개에 합의한 지 3개월여 만이다. 그러나 정작 북미 실무협상이 시작되는 동안 남북 소통채널은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2일 외교가에 따르면, 미국과 북한은 오는 4일 예비 접촉에 이어 오는 5일 본격적인 실무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미(북미) 쌍방은 오는 4일 예비 접촉에 이어 5일 실무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며 “우리 측 대표들은 실무 협상에 임할 준비가 됐다. 이번 실무 협상을 통해 조미 관계의 긍정적 발전이 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같은 날 “미국과 북한 당국자들이 다음 주 내로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북한 측은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를 실무협상의 수석대표라고 발표한 상황으로, 미국 측에서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이 공개된 상황에서 협상 장소는 스웨덴 등 제3국이 거론되고 있을 뿐, 양국 모두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실무협상 합의 전까지 미국과 북한은 뉴욕채널을 통한 물밑협상을 계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모두 유엔대표부를 통한 ‘뉴욕채널’이 활발히 가동 중이라고 말해온 데다가 지난달 제74회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과 북한의 접촉은 더 활발히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유엔총회를 전후로 북한이 공개 메시지를 수차례 낸 데다가 미국 역시 유엔대표부를 통한 대화에 큰 진전을 보였다”며 “양국 외교당국자들의 말대로 뉴욕채널이 여전히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무협상 재개를 이끌어낸 북미간 소통채널과 달리 정작 국내에 남아있는 남북간 대화라인은 제대로 소통되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북한이 실무 회담 일정을 발표하는 순간에도 우리 외교당국은 관련 동향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국회 정보위원회 관계자는 “미국 측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공유 받고는 있지만, 정보 수집에 한계가 있다는 내부 목소리도 들려온다”며 “이번 북미 실무협상 재개 소식과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별다른 메시지를 따로 받지는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 역시 최 부상의 담화 직후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북한과 미국이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며 “이번 실무협상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구축을 위해 조기에 실질적 진전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했지만, 최근 우리 정부의 첨단 무기 구입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으로 북한 측이 강한 불만을 보이고 있어 별다른 대화 채널은 가동하지 못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국회 외통위 관계자는 “북미간 실무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남북 대화채널이 다시 가동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외교당국 역시 현재는 북한이 제시한 ‘새로운 계산법’에 대해 미국 측과 의견을 조율하는 선에서 당분간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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