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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전선 北돼지 논란...2년간 철책 파손 13건 있었다
-하태경 의원 “하다하다가 역병의 책임을 묻는 일도 북한 돼지들의 눈치를 봐야하는가”
-무너진 철책 사이로 야생동불 남북 오간 사례도 발견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지난 2일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됐던 북한 돼지 남하 관련, 국방부 장관이 절대 없다 공언했던 휴전선 철책이 지난 2년간 13번 파손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3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과 올해 2년간 9개 사단 13개소에서 GOP철책이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보강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5건이다.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북한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사실을 국제 기구에 보고했던 지난 5월 이후 발견된 철책 파손은 7건에 이르렀다.

돼지열병을 옮길 수 있는 북한 멧돼지들은 튼튼한 철책이 있어 절대 넘어올 수 없다고 자신한 국방부장관의 발언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는게 하 의원의 주장이다. 앞서 2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계속되는 추궁에 ‘태풍·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철책이 무너진 경우가 있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국방부는 지난 24일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돼지열병 北전파설과 관련해 ‘우리군 철책이 튼튼하기 때문에 절대 뚫고 내려올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DMZ내 철책은 최대 87경간(약 260m)이 파손됐고, 산사태를 막아주는 옹벽까지 무너져 내렸다.

심지어 국방부는 제출 자료에 ‘철책이 파손되지 않았으나 일부 구간이 기울어졌다’고 내용을 축소해 보고했다. 이에 하 의원실이 현장 담당자에게 확인한 결과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34m에 이르는 철책 등이 해안가까지 떠내려갔다’는 정반대의 설명을 받아냈다.

이 틈으로 북한에서 실제 동물이 내려온 것도 확인됐다. 멸종위기종 복원을 위해 방사된 토종 여우가 휴전선 철책을 넘어 북한 개성까지 흘러간 사례가 나온 것이다. 돼지열병 바이러스를 보유한 야생동물들이 철책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하 의원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돼지열병의 전파 경로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밝혀야할 정부가 거짓 자료를 제출하고 북한 반응만 살피고 있다”며 “하다하다가 역병의 책임을 묻는 일도 북한 돼지들의 눈치를 봐야하는가”라고 비판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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