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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지진대책은 없고, 화재점검서 지적 받고…안전불감증 박물관
- 7일 정세균 전 국회의장, 국립박물관 안전불감증 지적
- 지진 터진 경주에만 면진 전시대, 나머진 없거나 부족
- 형식적 자체점검 했나…월1회 점검에도 소방청서 지적받아
개천절인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직단 단군성전에서 열린 2019년 "단기 4352년 개천절 대제전"에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숭례문 화재, 경주·포항 지진 등에도 불구하고 국보급 문화재를 보유한 국립박물관들이 여전한 안전불감증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13개 국립박물관 중 12개 국립박물관은 지진을 대비한 면진 전시대가 없거나 미흡했고, 국립중앙박물관은 화재안전조사에서 다수의 지적을 받았다.

7일 정세균 전 국회의장에 따르면 광주·전주·부여·청주·제주·나주 국립박물관 등은 지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면진 전시대가 전무하다. 국립중앙박물관도 총 667개 전시대 중 8개 전시대에만 면진 전시대를 설치했다. 특히 박물관 내 수장고에도 면진설비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장고는 박물관, 미술관 전시실에서 일정 기간 노출된 유물이 보관되는 곳으로 항온, 항습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밖에도 국립대구박물관 37개 중 11개, 국립공주박물관 51개 중 1개, 국립진주박물관 227개 중 55개, 국립김해박물관 60개 중 6개, 국립춘천박물관 52개 중 3개 전시대에 대해서만 면진 전시대 설비를 갖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설비 수준은 국립경주박물관과 비교하면 차이가 드러난다. 경주박물관은 155개 전시대 중 101개 전시대에 면진 설비를 설치했다. 수장고와 수납장 모두에도 면진 설비를 완료했다.

지진 피해를 직접적으로 입은 경주 지역에만 면진 전시대를 설치하고 나머지 지역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셈이라는 것이 정 전 의장 측의 설명이다. 예방적 안전대책을 세우지 않고, 지진이 난 후에 대책만을 이행하는 안전불감증에 빠졌다는 것이다. 경주에서는 2016년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일어났다. 2017년 포항에서도 규모 5이상의 지진이 이어졌다.

국립중앙박물관 자체 화재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졌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자체 점검이 정기적으로 있음에도 소방청 조사에서 다수의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정 전 의장에 따르면 중앙박물관은 작년 10월 소방청에서 실시한 ‘국립박물관 화재안전특별조사’에서 총 9건의 지적을 받았다. 중앙박물관에서 월 1회 정기점검, 연 1회 종합정밀점검을 실시하고 있음에도 다수의 지적을 받은 셈이다. 중앙박물관이 지적을 받은 사항은 소방, 전기, 가스분야로 현지시정 3건, 개선권고 5건, 조치명령 1건으로 스프링클러 마개탈락, 방화문 노후 등이 점검에서 걸렸다. 박물관 측은 지적된 내용을 모두 시정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정 전 의장은 “유물은 대체 불가능한 유일무이한 존재이기에 무엇보다 안전전시와 재난재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열대와 전시품별로 세밀하게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안정적인 전시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게다가 유물을 둘러싼 환경은 시시각각 변하고 돌발상황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어날지 모를 다양한 상황에 대해 종합적이고 정교한 분석을 통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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