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정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를 마치고 청와대로 행진하고 있는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자유한국당은 20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검찰개혁안 중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대한 우선 협상 입장을 밝힌 데 강하게 반발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찰보다 더 힘센 공수처를 즉각 만들어 검찰로부터 조국 수사를 공수처로 가져오겠다는 것”이라며 “조국 부활, 문재인 정권의 비리를 덮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 하의 공수처는 자기네 편 범죄를 감추고, 다른 사람들은 없는 죄도 만들어낼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 정권의 검찰 장악이 도를 넘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공수처를 “대통령만 바라보는 달님처”라고 지칭하며 “민주당이 이처럼 공수처에 목매는 이유는 공수처가 조국 비호 카르텔의 ‘마지막 조각’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선거법 우선처리 야합마저 깨면서 공수처법만 먼저 처리하겠다고 한다”며 “하루라도 빨리 공수처를 만들어 피난처를 삼으려는 민주당이 애처롭고 가증스럽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의 이 같은 거센 반응은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지난 4월 패스트트랙 법안 중 선거법-공수처법-검·경수사권 조정법 순으로 처리하기로 약속한 것을 여당이 파기하는 듯한 모양새를 부각해 4당 공조를 흔들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당은 그간 검찰 개혁의 핵심은 공수처 설치가 아닌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며 공수처 '절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 왔다.
또한 검찰에 대한 정치 권력의 입김을 차단하기 위해 검찰의 인사·예산·감찰 독립을 강화하는 내용의 독자적인 검찰개혁 법안 발의도 추진 중이다.
당내에서는 한국당의 이 같은 입장이 나머지 여야 4당의 호응을 얻지 못할 경우 지난 4월 검찰 개혁법안·선거제 개혁법안이 패스트트랙에 지정될 때처럼 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당이 공수처 설치를 강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군소 야당은 검찰개혁 법안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패키지'로 묶인 만큼 여당인 민주당의 공수처 법안에 손들어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바른미래당 역시 자당 권은희 의원이 발의한 공수처 설치법을 ‘차악’으로 내세우며 협상에 임하고 있어 한국당과는 결이 다르다.
민주당 128석, 정의당 6석, 평화당 4석에 대안신당 9석과 여권 성향 무소속 의원들을 합하면 의결정족수 149석을 채우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이와 관련해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한국당대로 선거법 등 여러 부분에 있어서 나머지 당들과 공조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패스트트랙 법안을 둘러싸고 여야 3당 교섭단체의 ‘3+3’ 회동이 진행되는 동안 공수처에 반대하는 대대적인 국민 여론전을 벌여 조국 정국 이후 기세를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날씨가 갈수록 나빠져도 장외집회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국민에게 공수처의 실상과 목적을 설명해 바른 판단과 심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투쟁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발의한 공수처 법안이 통과되는 ‘최악의 상황’을 면하기 위해 전향적 태도로 공수처법 협상에 나서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북한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 TV’가 ‘유사시 함박도를 초토화할 계획을 세웠다’는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의 발언을 두고 2010년 연평도 포격을 거론한 점도 대여 공세 소재로 삼았다.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유가족들의 아픔과 대한민국 국민의 앙금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도발 주체인 북한 매체의 연평도 언급은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며 “툭하면 미사일을 쏴도 항의 한 번 않고, 대통령을 향해 ‘삶은 소 대가리’ 등 극언을 퍼부어도 침묵하며 일방적인 '북한 바라기' 대북정책을 펼친 결과가 대한민국을 향한 북한의 무시와 모욕, 안보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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