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의 반대에 부딪혀 국내 카풀(승차공유)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대표적인 카풀 스타트업인 풀러스도 택시를 활용한 모빌리티 사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풀러스는 최근 택시를 활용한 모빌리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택시-모빌리티 상생안을 내놓으면서 국내에서는 택시와 연계해야만 모빌리티 사업을 할 수 있는 상황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풀러스 관계자는 “무상 카풀서비스만으로 기업을 유지할 수는 없어, 신사업으로 활로를 찾고자 준비 중에 있다”며 “국토부의 택시 개편안이 완료되면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빌리티 업계는 정부가 택시업계에 휘둘려 4차 산업을 사장시킨 선례를 남겼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모빌리티 사업은 앱으로 부르는 콜택시 사업이 전부”라며 “택시에 가로 막힌 상황에서 4차 산업이라고 부를 만한 모빌리티 시장은 한국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에서는 곧 있을 총선과 대선을 의식해 택시업계의 눈치 보기에만 바쁘다”며 “해외에서 카풀 및 다양한 형태의 모빌리티 사업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한국은 택시에 억눌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2016년 설립된 풀러스는 국내 업체로는 최초로 카풀 모빌리티 사업을 시작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곧 택시업계의 반발에 부딪혔다.
정부와 국회까지 나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나섰다. 당시 카풀사업을 준비 중이던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사업자를 대표해 나섰으며, 정부와 국회, 택시업계와 대타협기구 협의 끝에 출퇴근 시간 2시간(오전 7~9시, 오후 6~8시)씩만 허용하도록 합의했다.
정부와 국회는 협의 결과를 발표했지만 관련업계는 사실상 카풀시장을 사장시킨 협의라고 평가했다. 업무형태의 다양화와 함께 출퇴근 시간도 변화하고 있는 시대 흐름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한계 때문이다.
풀러스는 이에 2월부터 카풀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며 명맥만을 유지해오고 있다. 위츠모빌리티 등 카풀 스타트업들은 카풀 사업을 접었야 했다. 정작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사업을 철회해 시장에 혼란만 끼쳤다는 비난을 받았다.
채상우 기자/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