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 연내 29조원 투자 연말까지 마무리
-4분기 부품 비수기, 마케팅 비용 증가로 4분기 실적 소폭 조정 예상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지속적으로 추락하던 삼성전자의 실적이 뚜렷한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여파로 부진한 반도체를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부문이 상쇄하며 삼성전자 만이 가진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가 빛을 발하고 있다. 실적 하락세를 성공적으로 방어한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반도체와 대형 디스플레이 등 미래 핵심 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현 주력 사업의 수익성 확보와 미래 사업 경쟁력의 두마리 토기를 모두 잡겠다는 복안이다.
▶2분기 연속 매출·영업익 증가, 회복세 뚜렷=삼성전자는 31일 공시를 통해 3분기 확정실적이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7조78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는 3분기 매출이 17조5900억원, 영업이익 3조5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메모리는 주요 고객사들의 고용량 메모리 스마트폰 출시, 데이터센터용 2TB 이상 고용량 SSD 수요 증가에 따라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
특히 일부 고객사들의 재고 확보용 수요가 크게 확대됐다. 또 주요 고객사의 EUV(극자외선) 7나노를 적용한 모바일 AP, 고화소 이미지센서 등의 수요 증가로 파운드리 실적도 증가했다.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는 출하량이 양호했지만, D램의 ASP(평균판매단가)가 18%까지 하락하면서 영업이익 폭은 줄어들었다.
IM(IT·모바일) 부문에 이어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된 디스플레이 사업은 3분기 매출 9조2600억원, 영업이익 1조1700억원을 달성했다.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의 실적 약화에도 불구하고, 주요 고객사들의 신제품 출시에 따라 중소형 OLED 공급 확대와 가동률 향상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CE(생활가전) 부문은 매출 10조9300억원, 영업이익 5500억원을 기록했다. 가전 부문은 QLED·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과 비스포크 냉장고, 애드워시 세탁기 등 혁신 제품 판매가 확대됐다. 그러나 TV 제품의 가격경쟁 심화로 영업이익이 2분기 7100억원에서 5500억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29조원 투자 완료 예정…4분기 실적 소폭 조정 예상= 실적의 뚜렷한 회복을 확인한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진행한 반도체·디스플레이에 대한 29조원의 투자 계획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연말까지 반도체 부문에는 메모리 첨단공정 전환, 인프라 투자 및 파운드리 증설 투자 등으로 23조3000억원을, 디스플레이 사업에는 플렉서블(Flexible) OLED 패널 CAPA(생산능력) 보완 투자 등으로 2조9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총 29억원의 시설투자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부문별 4분기 전망과 관련 반도체 부문에서는 “4분기에는 D램 1y 나노 공정 전환을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서버용 고용량 제품 판매 확대와 함께 모바일 LPDDR5 제품에 대한 수요에도 적극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며 “낸드는 6세대 V낸드로 공정 전환을 확대하고,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메모리 사업의 핵심인 파운드리 사업은 EUV 7나노 공정 제품 양산이 본격화돼 견조한 실적 달성이 예상되며, 4나노 설계 인프라 구축을 완료 하는 등 미래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또 5G 모바일 기기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카메라 기능이 강화된 이미지센서 수요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EUV 5·7나노 공정이 적용된 5G SoC(시스템온칩), 108Mp 이상의 고화소 이미지센서 등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전장·IoT용 칩 등 시스템LSI 제품 다변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5G, AI, 전장, IoT 등 분야의 수주 확대를 통한 고객 다변화로 성장세를 이어가며, 차세대 GAA 3나노 공정 개발에 집중하는 등 중장기 성장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4분기에 중소형 디스플레이는 일부 라인 가동률 저하에 따른 비용 증가와 제품 라인업별 비중이 변경되고, 대형 디스플레이는 비수기 진입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생산 효율 향상, 차별화 기술 적용 확대, 제품 다변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가전 부문은 연말 성수기를 맞아 유통과의 협업을 강화해 판매를 확대하고, 특히 QLED TV와 초대형 제품 판매 확대를 늘려 견실한 수익성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제품 성수기를 맞아 지역별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건조기•에어드레서 등 라이프스타일 가전 판매를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전통적으로 4분기는 부품 사업이 비수기에 진입하고 세트 제품은 마케팅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소폭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서프라이즈를 이끌었던 디스플레이와 IM 부문 실적이 4분기에는 다소 둔화될 여지가 있다”며 “4분기 실적은 3분기 대비 다소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숨고르기 추세는 계절적 비수기인 내년 1분기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전자의 실적이 완전히 바닥을 찍었다기보다는 바닥을 지나고 있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일부 세트업체의 반도체 선행구매(Pull-in demand)로 수요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LCD 고정비가 늘면서 디스플레이 부문의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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