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 자소서·비교과 폐지 안돼…“수시 전형 훼손 우려”"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역 ITX회의실에서 열린 '대입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전국진학지도협의회·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정부가 대입 공정성 확대를 위해 서울 주요대 정시 비율을 올리기로 한 가운데 일선 고교 교사들의 절반 이상이 반대하고 있으며 전국 대학교의 입학처장단 역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전국대학교 입학관련처장협의회는 1일 보도자료를 내고 "작년 공론화를 통해 '2022학년도 수능 위주 전형(정시) 30% 이상' 등이 권고된 상황에서 이를 시행해보기도 전에 정시 확대가 재논의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들은 "특히 수도권 주요 대학의 정시를 확대한다는 방안은 지역 간 대학 불균형을 심화하고 현행 수시 전형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크다"면서 "교육부가 고교 교실 수업을 강화해온 2015 개정 교육과정 방향에도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전국진학지도협의회(전진협)와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진진협)는 서울 용산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사 3000여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약 60%가 정시 확대를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이달 23∼25일 전국 고등학교 교사 33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에는 진로·진학 상담을 담당하지 않는 일반 교과 교사들도 참여했다.
조사에 참여한 교사들은 '2022학년도에 정시가 30%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인데 추가로 확대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38.3%가 '전혀 그렇지 않다', 21.5%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정시 추가 확대를 반대한 응답자가 59.8%였다.
'학생의 진로 개발, 미래 역량 함양에 가장 적합한 전형은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78.9%가 '학생부종합전형'을 선택했다. 수능전형(11.2%), 학생부교과전형(8.0%), 논술전형(1.8%) 등이 뒤를 이었다.
대학입학처장협의회는 "현재 논의되는 대입 개편은 지난해 공론화를 거쳐 발표했던 2022학년도 시행안을 그대로 수행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향후 2025학년도에 고교학점제 등이 예정돼 있으므로 대입 개편은 이에 맞춰 안정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이들은 "학종의 10여년 전 사례 때문에 공정성 확보를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자기소개서 폐지, 학교생활기록부 비교과영역 미제공 등의 극단적인 방안은 대학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며 학종의 근간을 뒤흔든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학종 취지에 맞게 자기소개서 반영은 대학 자율에 맡기고, 학생부 비교과영역은 학생 선발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전국대학교 입학관련처장협의회는 전국 4년제 대학교에서 입학 업무를 총괄하는 입학처장 또는 본부장들의 협의체다. 현재 회장은 국민대학교 박태훈 입학처장이 맡고 있다.
지난해 대입 개편 공론화 결과에 따라 정시 비율은 2022학년도부터 최소 30%로 이전보다 5∼10% 늘어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최근 대입 공정성 강화 요구가 불거지자 서울 주요 대학 정시 비율만 2022학년도부터 40%대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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