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새 보조금 정책 시행 이후 3개월째 감소세
-배터리 업체만 500개 달해…경쟁 갈수록 심해져
-“전망 어두워…韓ㆍ日 전기차 산업 압박 가능성”
중국 광시(廣西)장족자치구의 류저우 소재의 완성차 제조업체 바오준(Baojun)의 주차장에 출고를 앞둔 전기차들이 세워져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감소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가운데 업계의 경쟁력 하락으로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른다.
2일 SNE리서치의 전기차(EV)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의 전기 자동차 판매량은 9만3000대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만4000대보다 34% 감소했다. 지난 6월부터 3개월째 감소세로 전월(9만7000대)보다는 4% 가량 줄어든 규모다.
이는 최근 5년 사이 빠르게 성장한 중국 전기차 시장의 추세에 역행하는 현상이다.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판매량이 많아지는 계절적 요인을 보였던 지난해와도 대비된다.
업계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감소가 판매량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폭 축소된 새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7월부터 적용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판매량은 더 줄어들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배터리 성능과 기술이 뒤떨어지는 차종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보조금 규모 역시 줄어들 가능성이 커서다.
실제 정부는 지난 6월부터 1회 충전 주행거리가 250㎞ 미만의 차량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전기차 시장에도 먹구름이 감지된다. 배터리 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관련 업체가 500여개로 늘어난 데다 자국 브랜드 간 점유율 싸움이 심화하면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논리다.
올 상반기 중국 전체 전기차 판매 모델 중 1위를 차지한 BAIC의 EU 시리즈는 약 5만대를 판매하며 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점유율 3~7% 수준의 상위 10위 전기차 역시 중국 대형 완성차 업체들이다. 갈수록 신규 전기차 업체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더딘 성장 기조가 현지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쳐 생산량 축소와 원재료 재고 감축 등 불황에 대비하는 업체가 많아지고 있다”며 “중국 전기차 제조사의 위기는 향후 한국과 일본의 관련 산업에 큰 압박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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