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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전과가 없더라도 반복적으로 범행했다는 정황이 있다면 상습범으로 가중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성형외과 의사 홍모(51)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00만원, 추징금 5억49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서울 강남구에서 유명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홍 씨는 지난해 4~5월 시술을 빙자해 환자 10명을 상대로 247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여하고 5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홍 씨가 환자들에게 투여한 프로포폴 양은 총 2만1905㎖에 달했다. 홍 씨는 이 중 136회는 실제와 다르게 투약량을 진료기록부에 기재하고,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를 누락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5억 5000만원을 선고했고, 홍 씨는 항소했다. 전과가 전혀 없는데도 단기간에 같은 행위가 반복됐다는 사정만으로 프로포폴 투약 상습성을 인정한 결론이 잘못됐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홍 씨가 이 사건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지만, 범행의 횟수나 수단과 방법, 동기 등 여러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전과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업무 외 목적을 위한 프로포폴 투약의 상습성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1심과 같은 형을 선고했다. 홍 씨가 운영하던 성형외과 프로포폴 입고량이 2017년에는 월평균 2500㎖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부터는 2만8000㎖로 10배 이상 증가했고 상습 투약자들을 위해 별도의 방을 설치한 점 등을 근거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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