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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적용부터 경험관리까지...진화하는 新구독경제
-AI·경험관리 기반 구독경제 솔루션 업그레이드
-현대차 AI 중심의 구독형 합승 모빌리티 시동
-KT 국내 최초 감정 기반 OTT 추천 서비스
-네이버 딥러닝으로 음악 추천 기능 강화
-경험관리 솔루션 기업들 국내 진출 러시
현대차가 선보인 AI기반 실시간 최적 경로 기술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지난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됐던 세계적인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 콘퍼런스 ‘서브스크라이브드(Subscribed) 2019’. 구독경제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결제·정산 솔루션 기업 주오라(Zuora)의 티엔 추오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이 신고 있는 신발이 곧 구독경제의 미래라고 설명했다.

그의 신발은 언더아머의 ‘커넥티드 슈즈’였다. 신발에는 센서가 부착돼 있어 신발과 연결된 애플리케이션이 추오 CEO의 걸음수, 걸음속도, 걸음방향은 물론 그가 기조연설 동안 529㎉의 에너지를 소비한 것도 체크했다.

추오 CEO는 “이 신발처럼 모든 제품은 인터넷과 연결돼 데이터를 생산하고, 고객과의 상호 작용을 유도해 수많은 구독경제 서비스를 탄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상징적인 장면 속에 포함된 핵심 키워드는 ‘인공지능(AI)’과 ‘개인화’다.

서비스 사용자의 데이터는 5G 통신을 통해 빠르고 방대하게 축적된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를 통해 구독경제 기업들은 AI로 더욱 다양한 양질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나아가 구독경제 모델은 개인 고객의 경험을 관리하는 맞춤형으로 더욱 촘촘해지면서 클라우드 인프라 기반으로 확장하게 된다.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던 것에서 일정 사용료를 내는 구독경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처럼 AI와 경험관리를 바탕으로 구독경제가 또 한 번의 도약 기회를 포착했다.▶관련기사 2면

현대자동차는 최근 ‘마카롱 택시’ 운영사 KST모빌리티와 손잡고 구독형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대도시 특정 지역 반경 2㎞ 안에서 이용자가 호출하면 대형승합택시(12인승 솔라티)가 실시간으로 생성된 최적의 경로로 승객들이 원하는 장소에서 태우고 내려주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실시간 발생하는 이동 수요를 분석해 가장 적합하고 효율적 경로를 찾아주는 AI기반의 ‘실시간 최적경로 설정(AI Dynamic Routing)’ 기술이 적용됐다.

사용 데이터가 쌓일수록 AI 학습 기능을 통해 더욱 빠르고 효율적인 경로를 안내하는 성능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은평뉴타운을 시작으로 최대 100명의 승객 대상 3개월간 서비스를 무료로 운영하고 추후 월 구독형 요금제 등을 적용할 방침이다.

KT는 ‘초개인화’ OTT(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서비스를 지향하며 넷플릭스, 웨이브 등에 맞설 ‘시즌’을 최근 선보였다.

KT는 AI 기술을 활용해 국내 최초로 감정 분석에 기반한 콘텐츠 추천 서비스를 특장점으로 내세웠다. 구독 사용자의 얼굴 표정을 분석해 기쁨, 슬픔, 화남 등 기분에 맞는 최적의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능이다.

이와 함께 사용이력, 요일·시간대·날씨 등 빅데이터를 ‘토핑엔진(Topping Engine)’으로 분석해 사용자에 맞춤형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능도 가능하다.

네이버도 최근 구독형 음악 서비스 바이브(VIBE)에 AI기반의 ‘자동 추천 재생’ 기능을 선보였다. 딥러닝 기술이 적용돼 바이브 사용자들의 청취 데이터를 학습한 딥러닝 모델이 사용자가 방금까지 들었던 곡의 스타일을 분석해 다음 곡을 추천한다. 직전 재생 곡이 많을수록 추천 알고리즘은 더욱 정교해진다.

구독경제에 AI가 폭넓게 적용되는 것은 곧 AI가 사용자의 경험을 밀도 있게 관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용자 경험관리에 기반한 새로운 구독모델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와 구독형 모빌리티 서비스를 운영할 KST모빌리티 관계자는 “이전에 카시트 부가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더니 신청률이 20%에 달해 향후 이 20%의 고객을 대상으로 전용 구독 모델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며 “빅데이터를 모으는 과정에서 적절한 고객경험 솔루션을 찾는 일은 구독경제 기업에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미 글로벌 주요 구독경제 기업 반열에 올라선 넷플릭스는 경험관리 1위 기업 SAP 퀄트릭스 솔루션을 도입할 정도로 고객 경험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웨이브와 시즌 등 토종 OTT 서비스들도 고객 경험 기반 마케팅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국내 구독경제 시장에서 경험관리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SAP 퀄트릭스는 지난 7월부터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초개인화 솔루션 전문기업 제네시스의 토니 베이츠 CEO도 최근 국내 시장 강화 목적으로 방한해 “현재 구독 방식에서 단순 배송, 공유만 제공하는 것으로는 고객들의 요구를 채워주기에 부족하다. 웹사이트, 모바일 등에서 최상 경험을 제공하는 경험경제(experience economy)가 넥스트 구독경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와 경험관리를 바탕으로 구독경제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주류 기업들인 S&P 500의 매출 추이를 보면 2011년을 100으로 봤을 때 지난해 125로 성장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구독경제 기업들은 2011년 100에서 지난해 322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올해 2분기에는 350을 돌파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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