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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C ‘아시아나 체질개선’ 연착륙할까
31년만에 금호 떠나 범현대가
수익성 개선·기업가치 높이기
대대적인 조직개편 돌입 계획
31년만에 금호그룹 품을 떠나는 아시아나항공. 사진은 HDC 현대산업개발 본사 모습. [연합]

아시아나항공이 창립 31년 만에 금호그룹의 품을 떠나 범(凡)현대가의 일원이 됐다. 새 주인이 된 HDC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기업가치를 높이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돌입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14면

27일 금호산업은 긴급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의결했다. 이날 오후 금호산업은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지분 31.05%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산업 지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45일 만이다. 양측은 지난 12일 계약서에 사인할 계획이었지만, 우발채무에 대한 손해배상 한도에서 접점을 이루지 못해 체결을 연기했다.

줄다리기가 이어졌던 손해배상 한도는 9.9% 명시로 정리됐다. HDC가 제시한 인수금액은 2조5000억원으로, 구주 가격과 경영권 프리미엄은 3200억원에 달한다.

HDC는 내년 초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진을 교체하고 건전성 강화를 위한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800% 수준에서 300%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대대적인 체질 개선은 아시아나항공의 기단과 노선 포트폴리오, 서비스 측면에서 큰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대한항공을 비롯해 중단기에 집중된 저비용항공사(LCC)의 노선 중복 여부에 따른 업계의 파장도 예상된다.

효율성에 무게를 둔 HDC의 운용 방안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신기종 항공기는 금융리스로 전환하는 동시에 항공기 보유 구조를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운용리스 계약 기간이 평균 5년 이상 남아 있어 2022년 이후에야 본격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보잉과 에어버스사 기종을 운용 중인 기단의 구조적 변경 가능성도 감지된다. 기종이 다양할수록 조종 및 정비 인력에 더 많은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대형항공사의 특성상 수급 불확실성을 없애는 전략이 우선이지만, 고비용 요인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을 고려하면 새로운 기종의 도입은 불가피하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이 대규모로 인도를 앞둔 항공기는 에어버스 기종인 A350과 A321NEO”이라며 “기단 통일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가시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거리 노선 확대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다. 실제 대한항공의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이 50%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35% 수준에 불과하다. 단거리를 비롯해 중국 노선이 저비용항공사의 난입으로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신규 장거리 노선의 발굴은 필수적이다.

얼라이언스(항공동맹)보다 상위 개념인 조인트벤처 체결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델타와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노선 점유율을 확보하며 장거리 환승 수요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의 장거리 상용 여객 비중이 15%라는 점을 고려하면 스타얼라이언스에서 발전된 형태의 협력단계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범현대그룹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항공유 공급과 연계된 현대오일뱅크와 기내식 케이터링을 담당하는 현대백화점이 대표적이다. 현대글로비스를 비롯해 HDC아이콘트롤스, HDC아이서비스 등 계열사도 우군으로 아시아나항공에 힘을 보탤 가능성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업은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 변동성이 특히 큰 분야”라며 “개발사업으로 부가가치 창출에 집중했던 HDC의 운용 전략이 얼마나 아시아나항공의 체질을 바꿀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경계했다.

정찬수 기자/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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