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품 불매운동 소강상태 국면 진입 신호?
“최근 미묘해진 한일관계 기류 반영” 해석도
일본제품 불매운동 관련 이미지.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소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탄일까. 국내 최대 일본 여행 정보공유 커뮤니티인 ‘네일동(네이버 일본 여행 동호회)’이 다시 북적이고 있다. 운영 재개 나흘 만에 무려 1500여 건의 새 글이 등록됐다. 다만, 카페 운영 재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의견도 일부 표출되고 있어 정상회담 이후 미묘해진 대일(對日)기류가 시민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0일 네일동의 ‘전체 글 보기’ 현황에 따르면, 네일동에는 지난 26일 운영을 재개한 이후 나흘 만에 1500여 건의 새 글이 올라왔다. 네일동은 지난 7월17일부터 일본제품 불매운동 지지 차원에서 카페 운영을 잠정 중단해 왔다. 이후 약 160일만인 지난 23일 “여행카페로서 본연의 자리로 돌아간다. (전처럼)일상생활, 소소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운영 재개를 선언했다.
운영 재개 이후 게시된 글 중 대부분은 재오픈을 축하하는 내용이었지만, 구체적인 일본 여행 문의 글도 전체 새 글의 14% 가량인 210여 건에 달했다. 오사카, 후쿠오카 등 한국인 여행객이 많이 찾는 도시의 환전 정보, 명소, 교통편을 묻는 내용이 상당수였다. 이미 현지에서 직접 촬영한 음식 사진도 다수 올라오고 있다. 불과 2~3개월 전과 비교해도 일본 여행과 관련 소비를 바라보는 인식이 상당히 관대해진 셈이다.
최근 일본 오사카로 여행을 다녀왔다는 대학생 김모(20) 씨는 “방학 기간을 활용해 가볍게 여행을 다녀오기에는 일본 외에 대안이 별로 없다”며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매운동 효과 반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난 10월부터 일본산 맥주와 자동차 수입량이 저점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한 가운데, 대형 커뮤니티 내의 이런 분위기가 대중에게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끝났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네일동에도 ‘왜 재오픈을 했느냐’, ‘아직은 일본에 가지 말자’ 등의 글에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리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상회담 이후 미묘해진 한일 간 기류가 시민들 사이에 반영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4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 당시 양국 정상은 ‘대화로 문제를 풀자’는 원칙에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그러나 수출규제 철회, 강제징용 배상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상태다. 이런 어중간한 분위기가 시민들의 판단과 행동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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