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합리적 조직개편 심혈”
전략·기획통…강인한 추진력
5G·AI 신사업 바람몰이 숙제
국내 최대 통신기업 KT를 새롭게 이끌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젊은 KT’를 가장 강조했다.
9명의 최고경영자(CEO) 후보군 중 ‘최연소’였던 후보자답게 구 신임 CEO는 젊고 빠른 KT 조직 문화 도입을 예고했다.
이는 당장 시행될 KT 조직개편과 인사의 핵심 기준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치권 등 외부 개입이 최소화됐다는 기대감과 함께 황창규 현 KT 회장 영향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 제기된다. 이와 관련 구 사장은 투명하고 합리적인 조직개편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구 사장은 “젊은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 것을 가장 우선적으로 할 것이다. 당장은 머릿속에 많은 생각들이 있는데 이 생각들이 맞는지 직원들 의견을 먼저 듣고 뜻을 모으겠다”며 “이를 통해 앞으로 KT는 젊은 KT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황 회장과 이석채 전 회장이 60대에 KT CEO로 취임한 것과 달리 구 사장은 50대 중반(만 55세)에 KT 수장 자리에 올랐다.
KT 차기 CEO 후보 심사위원회에서도 구 사장이 KT의 노쇠한 기업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32년간 KT에서 전략, 기획 등 주요 업무를 총괄하며 속도감 있게 현안을 처리해 온 이력처럼 구 사장이 강인한 추진력을 발휘할 것으로 KT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 구 사장은 2011년 12월 개인고객전략본부장이던 당시 KT가 경쟁사 대비 차세대 통신 LTE 서비스 개시에 늦어 이동통신 3위인 LG유플러스에도 밀릴 위기에 처하자 즉시 전담 부서를 구성하고 한 달 만에 LTE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젊은 KT 실현을 위해 구 사장은 신년 인사와 조직개편도 조속히 단행될 것으로 KT 내부에서 예상하고 있다. 내년 3월 KT 주주총회를 통해 정식 취임하기 전에 사실상 ‘밑그림’을 모두 완성할 것이란 얘기다.
이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구 사장은 “밀실 조직개편은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회사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직원들과 힘을 모아서 효율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을 직원들과 같이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구 사장 선임을 둘러싼 KT 내외부의 기대와 우려를 모두 인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구 사장이 11년 만에 KT 내부에서 발탁된 CEO라는 점에 예전처럼 청와대 등 정치권 개입이 최소화돼 외부 입김에 영향을 받지 않고 경영에 매진할 수 있다는 측면은 구 사장과 KT에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 사장이 2014년 황 회장 취임 이후 첫 비서실장을 지낸 이력 때문에 구 사장이 ‘황창규 키즈’라는 일각(KT 새 노조)의 시각도 남아 있다.
이에 구 사장이 밀실 조직개편을 강하게 경계한 것은 인사와 조직개편에서 황 회장 영향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이 같은 시선을 뿌리 뽑기 위한 것이다.
사업 측면에서도 구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올해가 5G 개통 원년이라면 내년부터는 이를 기반으로 무선가입자 경쟁은 물론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신사업 확대를 통한 수익모델을 창출해야 한다.
미디어부문장으로서 시즌을 출범시키며 OTT 시장에 대응했지만 넷플릭스, 웨이브 등에 맞설 수 있는 킬러 콘텐츠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했고 SK브로드밴드와 티로브도 결합도 앞두며 유료방송 시장이 통신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이 분야 1위 사업자로서 경쟁사의 거센 도전을 방어하는 것도 구 사장의 숙제다.
정태일·박세정 기자/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