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순식 기자] 삼성전자와 TSMC의 파운드리 미세공정 경쟁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웃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올해 실적 전망 또한 밝다. 양사의 경쟁 후광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ASML은 지난해 매출이 118억유로(약 15조2258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18년 매출(109억유로) 대비 8.0%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은 26억유로(약 3조3548억원)로 집계됐다.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성장에 따라 EUV 노광장비 등 ASML의 주력제품 판매가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ASML에 따르면 작년 EUV 노광장비 판매대수는 26대로 재작년(18대)보다 8대 늘었다.
피터 베닝크 ASML 대표는 “지난해는 로직(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강한 성장세와 이에 따른 DUV와 EUV 시스템의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한 한 해였다”며 “지난해 62억 유로에 달하는 EUV 장비를 수주했으며, 고객사들이EUV시스템 통한 반도체 양산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2020년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는 “2020 년 역시 ASML이 매출과 영업 이익 부분에서 성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라며 “2020년의 성장은 EUV 시스템의 수요와 고객사에 ASML 설비 기반 사업 (Installed Base Business)에 기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로직 (시스템) 분야는 5G와 고성능 컴퓨팅 어플리케이션 (High Performance Computing) 성장을 기반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시장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라고 밝혔다.
베닝크 대표의 이런 자신감은 삼성전자와 TSMC의 대대적인 투자 계획 발표와도 맥이 닿아 있다. 실제 양사 사업전략에 따라 ASML은 매년 EUV 장비 생산능력(CAPA)을 늘리고 있다. ASML은 지난 2018년 18대, 2019년 26대를 양산했으며, 올해는 35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EUV 관련 사업 매출 비중도 2018년(23%)보다 2019년(31%)에 늘어났다. 향후 SK하이닉스와 인텔 등도 EUV 라인을 구축하고, 메모리 분야에도 EUV 공정이 도입된다. 이는 EUV 장비 CAPA 확대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