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오픈뱅킹 시행과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등 데이터 중심의 디지털 경제 전환이 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권 기업들이 마이데이터 비즈니스 도입과 데이터 활용 전략 마련에 주력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정KPMG(회장 김교태)가 지난 23일 발간한 보고서 ‘데이터 경제의 시작, 마이데이터: 금융 산업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제도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금융 분야에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데이터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이데이터는 정보 주체인 개인이 ‘정보 이동권(Right to Data Portability)’에 근거하여 본인 데이터에 대한 개방을 요청하면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개인(요청자) 또는 개인이 지정한 제3자에게 개방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본인 데이터에 대한 개인의 통제력 및 권한을 강화함으로써 정보 주체자의 의지에 따라 데이터에 대한 개방 및 활용을 용이하게 한다.
현재 EU, 영국, 호주 등 주요 국가들은 정보 주체인 개인의 정보 이동권을 강화하는 한편, 금융권 내 개인 데이터를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방식)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입법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도 데이터 기반 혁신 서비스 창출 및 금융 산업의 경쟁 촉진, 데이터에 대한 자기 결정권 강화를 골자로 마이데이터에 대한 법적 기반을 조성 중이며, 이에 따라 금융산업 내 경쟁이 심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혁신 기회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마이데이터 주요 정책 현황 [삼정 KPMG 제공] |
보고서는 데이터 제공자인 기존 금융회사의 경우 정보 유출이나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에 대한 내부통제 및 보안 관련 점검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객의 정보 이동권 행사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 및 정보 운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금융회사는 고객 기반의 자체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이를 기초로 다양한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통해 제3자에게 데이터를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자로의 진출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금융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 마이데이터 기업으로 ‘민트(Mint)', '핑안보험그룹(Ping An Insurance)', ‘디지미(Digi.me)’를 선정했다.
민트는 개인 신용정보 통합조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기업으로, 차별화된 서비스 편의성으로 사용자의 호응을 끌어내며 시장의 흐름을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의 핑안보험그룹은 핵심사업이 보험업이나 그룹이 보유한 여러 금융·비금융 플랫폼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데이터 분석 기반 상품 추천·판매에 탁월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 기업 디지미는 금융·비금융데이터를 망라한 개인 데이터 저장소(PDS)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데이터 수집부터 저장, 공유에 이르는 전 과정을 개인의 선택에 맡기고 있으며, 금융정보를 비롯해 의료, 건강 정보 등 수집대상 정보의 범위와 확장성에서도 우수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대표적 마이데이터 기업으로 선정됐다.
조재박 삼정KPMG 디지털본부장(전무)는 “데이터 경제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아마존, 알리바바, 핑안(PingAn)보험그룹 사례에서 보듯이 데이터 활용 역량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도 데이터 3법 통과 및 마이데이터 도입에 따라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하는 실력이 기업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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