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악재 소멸·유럽 환경규제 수혜…배터리 성장 지속 예상
“배터리사업 분사 검토 중”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LG화학이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잡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 성장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 기준 LG화학은 전날 종가 대비 5% 오른 36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LG화학이 지난해 전년보다 반 이상 축소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며 어닝 쇼크 급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은 LG화학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는 양상이다.
이날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일제히 LG화학의 목표주가를 유지 혹은 상향했다. KB증권은 목표주가를 41만5000원으로 기존 목표치 대비 12.2% 올렸고, 현대차증권은 47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2020~2021년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전지사업에서 본격적인 영업익 확대를 거둘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차동석 LG화학 부사장은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등에도 전지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세로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ESS(에너지저장장치) 관련 일회성 비용으로 이익 규모가 축소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지속 발생한 ESS 화재로 인한 충당금 3000억원 가량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는 설명이다.
LG화학의 주가는 석유화학사업 슈퍼사이클의 한가운데였던 2018년 초 최고치를 기록한 뒤 등락을 반복해 왔다. 글로벌 시황이 다운사이클로 접어들면서 2019년 초부터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지난해 10월 반등을 시작하며 지속 상승을 노리고 있다.
실제로 증권업계에서는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유럽 이산화탄소 규제 강화 영향 등으로 유럽 전기차 판매가 고성장하면서 2차전지 시장 내 LG화학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면서 “유럽 OEM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LG화학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1분기 및 단기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은 높아졌지만 올해 하반기 흑자전환이 전망되는 자동차 전지 사업과 일회성 손실에 따른 ESS 기저 효과를 감안하면 전지부문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대비 6000억원 이상 개선될 것”이라며 “ESS 악재 소멸과 함께 전지 부문 턴어라운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배터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분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투자 우선순위 등에서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LG화학은 또 LCD 유리기판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공시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LG화학은 유리기판 사업부 매각을 위해 미국 코닝과 개별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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