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나노급 D램 8개로 16GB 구현
2세대 처리 속도의 1.75배 이상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과 차세대 슈퍼컴퓨터(HPC)용 데이터 분석에 활용될 수 있는 초고속 D램 ‘플래시볼트’〈사진〉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고 4일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3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2E’ D램으로, 풀HD급 영화 82편(410기가바이트)을 1초에 3.2기가비트 속도로 전송할 수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2017년 12월 2세대 HBM2 D램 ‘아쿠아볼트’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지 2년 만에 거둔 성과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3세대 HBM2E를 출시한 것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이번 플래시볼트 출시를 통해 차세대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플래시볼트는 16기가바이트(GB) 용량의 3세대 HBM2E D램으로, 기존 2세대 대비 속도와 용량이 각각 1.3배, 2배 향상됐다.
HBM(High Bandwidth Memory)이란 최신 AI 서비스용 슈퍼컴퓨터와 네트워크, 그래픽카드 등 대용량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한꺼번에 처리하는데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를 말한다. 삼성전자는 첨단 패키징 기술인 TSV(실리콘 관통 전극) 기술을 적용해 기존의 금선을 이용한 일반 D램 패키지에 비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렸다.
플래시볼트는 1개의 버퍼 칩 위에 16기가비트(Gb) D램 칩(10나노급) 8개를 쌓아 16GB 용량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16Gb D램 칩에 5600개 이상의 미세한 구멍을 뚫고 총 4만개 이상의 TSV 접합볼로 8개 칩을 수직 연결한 ‘초고집적 TSV 설계 기술’을 적용했다.
특히 이 제품은 ‘신호전송 최적화 회로 설계’를 활용해 총 1024개의 데이터 전달 통로에서 초당 3.2기가비트(Gb)의 속도로 410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한다. 풀HD(5기가바이트) 영화 82편을 1초에 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2세대 HBM2가 초당 2.4 Gb속도로 영화 61편(307기가바이트) 전송이 가능했던 것에 비하면 영화 20여편이 더 늘어난 것”이라며 “차세대 고객 시스템에서 최고용량, 최고속도, 초절전 등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또 세계최초로 초당 4.2기가비트까지 데이터 전달 속도 특성을 확보해 향후 특정 분야의 차세대 시스템에서는 538기가바이트를 1초에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세대 제품과 비교할 경우 초당 데이터 처리 속도가 1.75배 이상 향상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세대 8GB HBM2 D램 ‘아쿠아볼트(Aquabolt)’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업계에서 유일하게 양산한 지 2년 만에 3세대 HBM2E D램 ‘플래시볼트’를 출시해 차세대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내에 제품을 양산해 AI 기반 초고속 데이터 분석과 고성능 그래픽 시스템을 개선하고, 슈퍼컴퓨터의 성능 한계도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은 “역대 최고 성능의 차세대 D램 패키지 출시로 빠르게 성장하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사업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더욱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해 독보적인 사업 역량을 강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IT 고객들에게 ‘아쿠아볼트’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한편, 차세대 시스템 개발 협력을 더욱 강화해 ‘플래시볼트’ 시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천예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