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중량급인사’ 태부족
공관위 공천배제 결정여부 주목
자유한국당이 서울·수도권 지역 공천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갈 길이 험난하다. 수도권 지역은 4·15 총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지만, 더불어민주당에 맞서 전체 판세를 이끌 ‘장수급’ 인사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1일 한국당에 따르면, 한국당의 지역구 공천신청자 마감 결과 서울지역에는 133명, 경기 139명, 인천 33명이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공천신청자 서울 173명, 경기 188명, 인천 55명에 비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서울·수도권 의석수는 전체 지역구 253석 중 절반에 가까운 122석에 달한다. 여야 가리지 않고 각 당마다 서울·수도권 지역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당은 이번 총선에서 서울·수도권 지역 탈환을 벼르고 있다.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기록했던 역대 최저 승률(28.7%)의 참패를 설욕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당은 20대 총선 당시 이 지역에서 고작 35석을 얻는데 그쳤다.
한국당은 우선 나경원 전 원내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심재철 원내대표 등을 중심으로 수도권 탈환작전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7일 황교안 대표가 종로 출마를 결정하면서 막혔던 공천 작업에 물꼬를 트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수도권 과반 확보를 위해서는 여전히 중량급 인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지속적으로 대표급, 중진 의원들에게 수도권 험지 출마를 압박하는 이유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홍준표 전 대표를 서울,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을 세종 등 격전지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양천을 불출마를 선언한 김용태 의원은 구로을, 노원 등에 투입하는 방안도 언급되고 있다.
한국당이 ‘고향 출마’를 고수하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 김태호 전 경남지사에 대해 실제 공천배제 결정을 내릴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이미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에게 ‘최후통첩’을 날린 상태다.
김 위원장은 전날 공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어제(9일) 제가 밀양과 거창을 다녀오며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를 만나 충분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늦어도 내일(11일)까진 답변이 오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이 지금 어렵다”며 “두 사람은 당을 위해 책임 있는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니 만큼 합당한 결정을 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