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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호연의 시승기] 안정적 승차감 ‘매력 포인트’…넉넉한 ‘아빠차’ 시크함 품다
기아차 ‘쏘렌토 풀체인지’

‘아빠차’, 오랜 시간 자동차 매니아들이 기아자동차 쏘렌토를 불러온 이름이다. 넉넉한 실내에 무난한 승차감으로 아이들을 태우고 놀러가기 좋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신형 쏘렌토는 ‘아빠차’로서의 매력은 그대로 지닌 채 보다 세련된 이미지로 변신했다.

6년만에 완전 변경모델로 돌아온 쏘렌토는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시장이 움츠린 와중에도 2만6000대 이상 사전계약이 몰렸다. 신형 쏘렌토의 인기 비결을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서울마리나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신형 쏘렌토의 전면에는 타이거 페이스 그릴 양쪽에 자리잡은 3구의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가 강인하면서도 모던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었다. ‘ㄱ자’ 형태의 DRL(주간주행등)도 신형 쏘렌토의 눈매에 날카로움을 더했다. 기아차가 소형 SUV 셀토스에서 보여줬던 디자인 큐를 중형 SUV에 걸맞게 재현한 것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측면부 디자인은 별다른 기교 없이 적절한 비례와 볼륨감으로 승부해 온 쏘렌토의 전통을 잇는다. 별다른 캐릭터 라인 없이 앞뒤 휀더와 도어 한가운데를 가로로 길게 부풀린 것 만으로도 차체가 늘씬해 보였다.

‘아빠차’의 이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후면부 디자인이다. 테일게이트 안쪽과 바깥쪽으로 양분된 직사각형 모양의 테일램프는 ‘단정함’ 그 자체다. 게다가 프리미엄 브랜드나 쓸 법한 히든 리어 와이퍼가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아빠차’의 제1 요건은 폭넓은 ‘실내 활용성’이다. 그런 점에서 6인승 모델을 새롭게 선보인 신형 쏘렌토는 100점 만점에 150점을 받아도 아깝지 않다.

독립식 2열 시트는 그 자체로도 안락하지만 어린 자녀들이 3열 시트로 쏙 들어가 앉을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 준다. 슬라이딩 기능이 적용돼 평소에는 넉넉한 레그룸을 누리다가도 3열에 자녀가 앉을 땐 끌어당겨 앉을 수 있다. 보통 암레스트에 달렸던 컵홀더는 도어트림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3열에 앉아보니 무릎부터 2열 시트 뒷면까지 주먹 한개 정도는 들어갈 여유가 있었다. 문제는 시트 높이다. 시트 표면과 바닥의 높이 차가 부족해 성인이 장시간 타기엔 불편해 보였다. 역시 3열은 어린 자녀들에게 양보해야 할 것 같았다.

여의도에서 경기도 양주의 한 카페까지 왕복 95㎞의 시승을 독차지하며 쏘렌토의 주행질감과 승차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인 1차량을 배정한 기아차의 배려 덕분이다.

승차감이 좋으면서도 차체가 안정돼 있다는 것은 가족의 안전을 우선하는 아빠들에겐 중요한 매력 포인트다.

신형 쏘렌토 역시 부드러운 승차감으로 인기를 보았던 기존 모델의 장점을 이어받았다. 큰 과속방지턱도 충격 없이 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서스펜션 세팅이 부드러우면 롤링이 심할 법도 하다. 그러나 신형 쏘렌토는 고속도로 램프 구간이나 업힐 코스의 코너에서 차체 쏠림을 거의 보여주지 않았다. 상시4륜 시스템 덕분인지 노면을 움켜쥐고 달리는 느낌이 강했다.

편의 기능 중에도 안전을 항상 생각해야 하는 아빠들이 반길 만한 요소들이 눈에 띈다. 전면 유리창에 속도는 물론 내비게이션 정보와 반자율주행 기능 상태까지 띄워주는 HUD(헤드업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전방 도로 상황에서 눈을 뗄 필요가 없었다.

이날 미세먼지 수치가 ‘나쁨’을 기록하는 등 공기질이 좋지 않았음에도 실내 공기는 상쾌했다. 액티브 공기청정 시스템이 열심히 미세먼지를 걸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스마트스트림 2.2ℓ디젤엔진과 습식 DCT(듀얼클러치변속기)의 조합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m을 내지만 터보랙 때문에 초반 가속은 다소 답답했다. 오토홀드와 오토 스탑앤고 기능이 동시에 작동하는 상황에서 정차 후 재출발할때 뒤에서 잡아끄는 듯한 느낌도 어색했다.

NVH(소음·진동·불쾌감) 측면에서 살펴보면 디젤 엔진 특유의 털털거리는 소음은 잘 잡았다. 다만 스티어링 휠을 통해 전달되는 가느다란 진동이 아쉬웠다. 스포츠 모드로 변환했을 때 엔진의 반응 속도는 빨라졌지만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은 별 차이가 없는 점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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