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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무인 매장 시대, 더이상의 '호갱'은 그만!”

이동통신사들이 연이어 무인 매장 시대를 선언하고 있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연내 서울 중심부에 무인으로 운영되는 휴대폰 대리점을 설치, 언택트(비대면) 마케팅 실험에 나선다.

대면 서비스를 통한 휴대폰 구입이 사라지면, 그동안 이동통신유통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호갱(호구+고객)'도 크게 줄어든다. 사람이 아닌 기계를 통해 정형화된 서비스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오는 10월 서울 종로구에 ‘언택트 매장’과 ‘새로운 체험형 매장(이하 체험형 매장)’을 연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트렌드에 적응하기 위한 일종의 '언택트 마케팅 실험'이다.

언택트 매장에서는 고객이 요금제 탐색부터 상담, 휴대폰 개통을 전부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다.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기)를 도입해 ‘셀프개통’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오는 9월까지 유심(USIM) 무인판매, 셀프 고객서비스(CS), 고객경험관리 등의 기능이 있는 키오스크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요금조회나 납부, 요금제 변경 등 단순한 업무는 키오스크를 통해 고객이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된다.

LG유플러스는 오는 10월 서울 종로구에 ‘언택트 매장’과 ‘새로운 체험형 매장’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사진은 언택트 매장에 비치될 키오스크의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단말 및 통신서비스와 관련해 상담이 필요할 때에는 인공지능(AI) 챗봇, 화상상담 등이 활용된다. 고객은 매장 내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응대를 받을 수 있다.

단말·상품·서비스를 고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 모두에서 끊김없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옴니채널(O2O)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 다른 언택트 마케팅 실험인 ‘새로운 체험형 매장’에서는 고객 세그먼트 특성에 따라 전문화된 체험이 가능한 서비스가 제공되며, ‘언택트 체험존’이 설치된다. 앞서 LG유플러스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반려 동물가구가 많은 경기도 분당 지역에 펫케어 전문 매장을 선보인 바 있다.

휴대폰 매장의 무인화는 연내부터 가시화될 예정이다. SK텔레콤도 오는 10월 홍대에 무인으로 운영되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다. 매장 입장시 생체인증을 활용한 셀프체크인을 거친 후 키오스크에서 단말기 수령 및 개통까지 가능해질 전망이다. 셀프 개통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에게는 화상상담 등이 제공된다.

무인 매장 시대 도래로 통신 사기를 당하는 휴대폰 '호갱'이 사라질지 주목된다. 호갱이란, '호구'와 '고객'의 합성어로 어수룩한 일부 고객을 뜻하는 말이다. 휴대폰 유통 업계에서는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일부 사업자들이 고액의 요금제와 불필요한 부가서비스 등을 가입시키는 등 사기를 벌이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유통업계 종사자와 소비자 간의 정보 비대칭 때문에 발생한다.

하지만 무인 매장 시대가 도래하면 사람이 아닌 키오스크를 통해 정형화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온라인 및 키오스크에서 요금제에 대한 정보가 전부 공개되고, 보다 자율적으로 서비스 선택이 가능해진다. 가입 및 개통 절차가 투명해지면 '호갱' 문제도 자연스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무인 매장은 통신사들의 대표적인 언택트 마케팅 실험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전연령대에 걸쳐 비대면 소비에 대한 경험이 축적됐기 때문이다. 사회 전반적인 트렌드가 바뀌면서 마케팅 방식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다. 기존 대면 매장에 들어가는 비용과 판매장려금(리베이트)도 만만치 않다. 최근 온라인을 통한 휴대폰 구입이 증가한 것도 비대면 소비 트렌드 확산의 일환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온라인에서 휴대폰을 구입한 사례가 전년대비 많게는 2배 이상 증가했다.

jakme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