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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시대도 역병 돌때 명절 차례 지내지 않았다”
조선시대에도 역병이 유행한 탓에 설, 추석과 같은 명절 차례를 생략했다는 내용이 담긴 일기가 공개돼 관심을 모으로 있다. 풍산김씨 참봉댁의 일록.[한국국학진흥원 제공]

[헤럴드경제(안동)=김병진 기자]한국국학진흥원이 소장하고 있는 일기 자료 가운데 역병이 유행한 탓에 설, 추석과 같은 명절 차례를 생략했다는 내용이 담긴 일기를 공개해 주목 받고 있다.

16일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경북 예천에 살던 초간 권문해는 ‘초간일기’(1582년 2월 15일자)에서 “역병이 번지기 시작해 차례를 행하지 못하니 몹시 미안했다”며 “나라 전체에 전염병이 유행하는 탓에 차례를 지내지 못해 조상님께 송구스럽다”고 했다.

이어 이틀 뒤 쓴 일기에는 “증손자가 홍역에 걸려 아파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 실렸다.

안동 예안 계암 김령은 ‘계암일록’(1609년 5월 5일)에서 “역병 때문에 차례(단오)를 중단했다”고 했다. 5월 1일 일기에는 “홍역이 아주 가까운 곳까지 퍼졌다”는 내용을 담았다.

안동 하회마을 류의목은 ‘하와일록’(1798년 8월 14일)에서 “마마(천연두)가 극성을 부려 마을에서 의논해 추석에 제사를 지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또 안동 풍산 김두흠은 ‘일록’(1851년 3월 5일)에서 “나라에 천연두가 창궐해 차례를 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종실록(1668년)에는 “팔도에 전염병이 크게 퍼져 사람이 많이 죽었다”며 “홍역과 천연두로 죽은 사람이 가장 많았다”는 기록이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코로나19는 조선시대 홍역과 천연두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파괴력이 강한 전염병”이라며 “조선시대 선비처럼 과감히 추석 차례를 포기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kbj765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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