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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포기 1만원 배추도 바닥, 포장김치도 동났다…‘김치대란’ 현실화[언박싱]
포장김치 인기상품 결품 늘어
10월말께 배추공급 안정화 전망
김장철 앞두고 ‘김치대란’ 우려 커져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사는 주부 신모(45)씨는 최근 김치가 떨어져 인근 기업형슈퍼마켓(SSM)을 찾았지만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매번 사먹던 A사 배추김치 제품이 품절된 상태였다. 대신 소포장 제품만 일부 남아 있었다. 슈퍼마켓 직원은 “배춧값이 올라서 그런지 (해당 제품) 발주가 어렵다고 들었다”며 “언제 재입고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치회사 임원도 못산다…동난 포장김치

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긴 장마와 태풍 등 기상여건 영향으로 배추 출하량이 줄면서 포장김치 제조사들이 배추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장김치 업계 1위 대상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정원e샵에선 ‘종가집 열무김치’와 ‘초록마을 유기농포기김치’, ‘초록마을 맛김치’ 등이 일시 품절된 상태다. 장마와 태풍 영향으로 배추와 열무 등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해당 온라인몰에선 이미 지난달 초부터 결품 사태가 발생해왔다.

대상 관계자는 “현재 B2C(기업과소비자간 거래)는 물론이고 B2B(기업간거래), 글로벌 공급도 모두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9월 초에 태풍 하이선이 지나간 뒤 심은 배추가 다 자라는 데 한달반은 걸리다보니 이달 말은 돼야 배추 공급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한 대형마트의 포장김치 매대의 모습. 연합뉴스

CJ제일제당이 운영하는 온라인몰 CJ더마켓에서도 ‘비비고 열무물김치’와 ‘비비고 백김치’, ‘비비고 묵은지’ 등이 일시품절됐다. 대형마켓 등 오프라인 채널에선 대표 상품인 ‘비비고 포기 배추김치’가 수요가 많다보니 결품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원재료 수급이 불안정하지만 물량을 최대한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가을배추가 나오는 10월 말 이후 상황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추 한 포기에 1만원…‘김장대란’ 현실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고랭지배추 생산량은 작년보다 10.3% 감소한 35만5000톤으로 예상된다. 시장에 물량이 없다보니 배추 한포기 가격은 최근 1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날 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 한포기 소매가격은 1만911원으로 작년 동기(7630원)와 비교해 43%가 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고랭지배추 작황부진과 가을배추 출하 지연으로 이달 출하량은 평년 대비 13.1% 줄고, 11월 출하량도 가을배추도 초기 생육이 부진해 4.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김치대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배춧값이 고공행진하면서 김치를 직접 담가먹기 가뜩이나 부담스러워진 데다, 포장김치 공급마저 들쭉날쭉해지자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다. 일부 소비자들은 대형마트를 돌며 포장김치를 미리 비축해두거나 대체품 찾기에 나선 상황이다.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김성균(39) 씨는 “평소 같으면 명절 때 고향에서 바리바리 채소 싸주는 거 마다하는데, 이번엔 처음으로 배추 세포기와 애호박 몇개를 얻어왔다”며 “평소 먹던 포장김치가 품절일 때가 종종 있다보니 이걸로 소량이라도 담가먹어볼까 한다”고 말했다.

주부 윤성경(47)씨는 “배춧값이 비싸서 김장은 일찌감치 포기했다”며 “요즘 포장김치 매대도 텅 비어있을 때가 많다보니, 찾는 제품이 있을 때마다 미리 사두고 있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언박싱’은 헤럴드경제 컨슈머팀이 취재 현장에서 발굴한 재밌는 현상들을 여러분께 공개(언박싱)하는 코너입니다. 기사를 통해 기다렸던 택배를 언박싱할 때처럼 즐겁고 짜릿한 경험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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