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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단계 격상에도 대기줄 늘어선 술집…카페 “우리만 억울하다”[언박싱]
술집은 대기 손님까지 있는데…카페는 “매출 10분의 1 토막”
배달앱 가입에 두 달 걸리자 “차라리 휴업이 나을 듯”
[사진제공=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어머, 기다려야 하나 봐” 지난 6일 저녁 7시께 서울 마포구의 한 술집 앞. 일요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안은 꽉 차 있었다. 젊은 남녀 3명은 “만석이라 대기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민하다 기다리려는 듯 매장 앞에 서 있었다. 가게에서 150m 떨어진 음식점 겸 술집도 빈 좌석이 없었다. 가게 종업원은 이 테이블, 저 테이블 다니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반면 술집 맞은 편에 있는 카페 직원은 자신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었다. 손님도 없는 매장에서 직원 장두현(29)씨는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장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소식을 들었다며 “28일까지 연장된다고 하니 사장님이 여기서 더 인력을 더 줄이시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 든다”고 말했다. 장씨가 일하는 카페는 이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직원을 4명에서 2명으로 줄인 적이 있다.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사실상 연말까지 확정되면서 개인·프랜차이즈 카페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홀 영업 정지로 크리스마스-연말 성수기를 날린데다, 카페 특성상 배달앱 가입도 쉽지 않아서다. 음식점·술집 주인과 같은 자영업자임에도 불구하고 더 많이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에 불만을 표출하는 업주들도 있었다.

대기 인원 있는 술집, 매출 1/10로 준 카페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한 술집 앞. 일요일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대기 인원이 있을만큼 사람들로 가득했다 [사진=김빛나 기자]

지난 6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헤럴드경제가 서울 마포구 홍대부터 서대문구 신촌 일대를 돌아본 결과, 편차가 있긴 했지만 대기인원이 있을 정도로 바쁜 음식점·술집들이 여전히 많았다. 서대문구에 있는 A 마트 주인에게 “2단계 격상 후 유동인구가 많이 줄었냐”고 물어보자 “9시 이후에는 확실히 사람이 없는데 평소 주말과 비슷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카페는 개인·프랜차이즈를 가리지 않고 줄어든 매출에 울상이었다. 크로플(크로와상+와플) 가게를 운영하는 장연희(30·가명)씨는 “테이크아웃을 거의 하지 않는 개인 카페라 2단계 격상 후 매출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며 “이 일대(홍대 부근)에 있는 카페를 운영하는 몇몇 사장님들 중 아예 휴업을 선택하신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2.5단계가 발표된 지난 6일 서울에 있는 한 개인 카페에 붙어있는 공지글. [사진=김빛나 기자]
배달 쉽지 않아 ‘휴업’…브런치 카페와 설전도

장씨의 말처럼 거리에는 아예 휴점을 택하는 개인 카페도 거리에 보였다. 홀 매출이 사실상 전체 매출이라 영업이 무의미하다는 판단과 함께 배달앱 가입마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2단계 격상 이후 입점 대기 기간은 한 두달 가량으로 길어졌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이후(11월 23일~29일) ‘배민라이더스’ 입점 문의 건수는 1개월 전 같은 기간보다 약 88% 증가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니 일반 음식점으로 분류돼 홀 영업이 가능한 브런치 카페와 개인 카페 간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 온라인 카페에는 브런치 카페를 향한 비난 글과 함께 지자체에 민원을 넣어 영업을 중단시키자는 글까지 등장했다.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이재현(35)씨는 “원래 카페 사장들끼리 돕고 살자는 분위기였는데 브런치 카페 영업을 두고 서로 다투고 신고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점주들은 카페가 일방적으로 희생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정책이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씨는 “명확하지 않은 기준 때문에 사각지대가 생기고, 사각지대가 생기니 (확진자가 안 줄어) 2단계 기간은 길어지고, 그 고통은 카페 주인들이 떠앉는 것 같아 힘들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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