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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정부가 밀어준 면세점 세계 1위…韓 면세점 “도태 안되려면 지원 필요”[언박싱]
CDFG, 듀프리·롯데 제치고 1위 달성 눈앞
중국 정부 지원 등에 업고 급성장한 수혜기업
국내 면세점 “제3자 반송 연장 등 지원 필요”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면세품그룹(CDFG)이 올해 세계 면세점 순위에서 1위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 정부가 세계 면세점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자국 면세점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해외시장으로 분산됐던 구매 수요가 내수시장으로 흘러들고 있어서다. 중국 면세점 시장이 2025년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면세 강국인 한국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면세업계 입장에선 어느 때보다 정부 지원이 절실해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면세품그룹(CDFG) 매장 [CDFG 공식 홈페이지]
CDFG 4위→1위 껑충…듀프리·롯데 제쳐

8일 면세 전문지 무디데이빗리포트에 따르면, CDFG는 올해 상반기 매출 28억5500만달러(약 3조1019억원)를 기록, 매출 기준 세계 1위에 올랐다. 불과 반년 만에 4위(2019년·연간 기준)에서 세 단계 끌어올렸다. CDFG가 매년 세계 면세점 순위 ‘톱3’를 휩쓸었던 스위스와 한국을 제치고 1위를 탈환한 것은 20여년 만이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CDFG가 올해 연간 기준으로 1위에 등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CDFG가 1위를 차지하면서 스위스 듀프리는 2위로 밀려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공항면세점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62% 줄어든 17억3400만달러(약 1조8839억)를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은 매출 12억5000만달러(약 1조3581억), 라가데르면세점은 매출 11억1600만달러(1조2603억)로 각각 3위, 4위를 기록했다. 신라면세점은 매출 11억800만달러(약 1조 2038억)에 그쳐 기존보다 두 단계 낮은 5위로 추락했다.

CDFG가 급성장한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 중국 정부는 2011년부터 국가면세지구인 하이난을 ‘전략적 거점지’로 활용해 면세점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하이난을 방문한 중국인 1인당 면세품 구매 한도를 초기 5000위안(85만9500원)에서 현재 10만위안(1719만원)까지 늘렸다. CDFG는 현재 건립 중인 ‘하이쿠 국제면세점 쇼핑몰’을 비롯해 하이난에서만 5곳의 시내면세점을 운영, 중국 정부의 면세점 지원 정책의 최대 수혜기업으로 부상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1터미널의 면세 구역 [연합]
韓 면세 강국 ‘위태’…정부 지원 절실

국내 면세점들은 급성장하는 중국 면세점으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회는 지난 2일 본회의를 열고 면세사업자가 재난으로 영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경우 특허 수수료를 깎아주는 내용의 관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면세점 업계는 이러한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이달 말 종료되는 ‘제3자 국외 반송’을 무기한 연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관세청은 코로나19로 국내 면세점 산업이 직격탄을 맞자 이 같은 제도를 지난 4월부터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제3자 국외 반송이란 국내 면세점이 해외 사업자에게 세관 신고를 마친 면세품을 원하는 장소로 보내주는 제도다. 국내 면세점 매출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관세청이 예정대로 이달 말 제도를 종료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업계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관세청은 다회 발송 제도(해외로 물품을 여러번 보내는 방식)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중국인 보따리상들의 방문이 줄어 추가 지원을 해줘도 모자랄 마당에 기존 지원책까지 없앤다고 하니 박탈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제 3자 국외 반송을 연장하면서 다회 발송 제도도 도입하는 것이 실질적 지원”이라고 덧붙였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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