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방역조치 일부 완화, 경계심마저 완화해선 안된다

정부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고려해 영업 제한 조치를 일부 완화했다. 이번 조치로 단란주점 등 유흥시설과 홀덤펍, 파티룸 등을 제외한 수도권 실내체육시설, 학원, 노래연습장 등은 오후 9시까지 운영이 허용됐다. 종교인들의 목소리가 높았던 대면예배도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그러면서도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인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18일부터 2주간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방역 강화로 파산 직전까지 내몰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숨구멍을 열어주면서도 이제 막 고삐를 잡은 코로 나19 3차유행 차단의 기세를 이어가려는 고육지책이라 하겠다.

지금 방역 상황은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1000명을 기록하며 공포감이 높았던 때와 비교하면 다소 안도감을 준다. 18일(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89명으로, 54일 만에 300명대로 내려앉았다. 17일까지는 6일 연속 500명대를 나타내며 진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아직 경계심을 풀어서는 안 된다. 바이러스 활동이 왕성한 겨울이 두 달이나 남았고, 이번 다중이용시설·종교시설의 방역 조치 완화가 다시 감염 확산 불씨가 된다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모두 헛수고가 된다. 특히 설 연휴를 앞두고 본격적인 대이동이 시작되기 전인데도 최근 일주일 새 이동량이 수도권은 0.8%, 비수도권은 3.7% 증가했다는 점은 확진자 수가 언제든 반등할 수 있다는 경고 신호다. 우리가 코로나19 탈출구로 보는 백신 접종에 따른 집단면역도 연말이나 돼야 가능하다는 게 정부 전망이지만 이마저도 장밋빛 기대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결국 시민과 자영업·소상공인들이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감염 차단의 최전선에 서는 수밖에 없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영업이 일부 풀렸지만 이들의 기대에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노래연습장은 늦은 저녁에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되는데 오후 9시에 문을 닫게 한 것은 사실상 영업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업주들은 하소연한다. 영업이 금지된 유흥시설은 과태료를 감수하면서 영업을 재개하겠다는 강경 입장이다.

수십만곳에 이르는 업소들의 형편을 일일이 고려해 방역 대책을 세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대신 정부와 정치권은 영업 제한으로 인한 업소들의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지원 대책과 제도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 업종과 입지 여건에 따라 피해 규모가 천차만별인데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최대 300만원의 재난지원금이 책정됐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이다. 보상 없는 영업 제한은 정부의 편의주의며 지속도 불가능하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